[더팩트ㅣ이성로 기자] 기아자동차(기아차)의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기아차의 기술력이 총동원된 고성능 스포츠 세단을 출시하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스팅어의 탄생이 현대자동차(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 이어 또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팅어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 러셀 인더스트리얼 센터에서 열린 '2017 북미 국제 오토쇼' 사전 미디어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스포츠 세단으로 지난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GT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발표 6년 만에 양산차로 재탄생했다.
스팅어(Stinger)는 기아차에서 내놓은 고성능 스포츠 세단으로 사전적 의미(찌리는, 쏘는 것)에 걸맞게 낮은 전고와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감성이 강조됐다. 더불어 항공기 디자인을 모티브로해 역동적인 느낌마저 풍긴다.
스팅어 2.0 터보 GDi 모델은 최고출력 255마력과 최대토크 36.0kgf.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V6 3.3 트윈 터보 GDi 모델은 최고출력 370마력과 최대토크 52.0kgf.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5.1초에 불과하다. 출시된 기아차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스팅어는 기아차의 모든 디자인 역량과 R&D 기술력이 집약된 후륜 구동 기반의 5인승 세단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좌우할 기아차의 야심작이다. 스팅어를 통해 럭셔리 세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각오다.
국내엔 올해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고, 하반기엔 북미, 유럽 등 국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BMW 4시리즈 그란쿠페, 아우디 A5 스포트백 등이 경쟁 모델로 꼽히고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 제네시스에 이어 수입 자동차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고성능 프리미업 세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5년, 토요타의 렉서스. 폭스바겐의 아우디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했다.
같은 해 12월 9일 에쿠스의 후속 차종인 플래그쉽 대형 럭셔리 세단 EQ900(G90)을 시작으로 지난해엔 대형 럭셔리 세단인 기존 2세대 제네시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G80'과 스포츠 세단인 'G80 스포츠'를 차례로 출시했다. 올 하반기에는 스팅어와 직접적으로 경쟁을 펼칠 'G70'을 내놓을 계획이다.
G70은 고성능 스포츠 세단으로 스팅어와 파워트레인 등 동일한 플랫폼이 적용됐고, 2.0 터보와 V6 3.3 트윈터보 등 동일한 2개 가솔린엔진모델로 출시된다. 스팅어가 제네시스처럼 고급 브랜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현대차로선 스팅어가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 모델과 직간접적으로 비교되면서 자칫 '고급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더불어 G70은 디자인과 별개로 스팅어와 성능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간섭효과로 피해를 볼 것이란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