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유명 항공사 승무원, 기내서 유명인과 '직찍' 논란

아시아나항공 한 승무원이 유명 연예인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SNS 캡처

[더팩트 | 권오철 기자] 아시아나항공 일부 승무원들이 비행기 운항 중 기내에서 연예인 등 유명인과 사진 촬영을 하거나 생일 파티를 벌이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승무원 근무기강 해이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해당 상황에 대한 고객의 제보를 받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의 답을 했으나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도 승무원들의 SNS에는 사진이 내려지는 등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취재가 진행되자 13일 해당 SNS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아시아나항공 항공권을 예매한 고객 A씨는 해당 항공사의 안전 관련 사건·사고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던 중 승무원들의 SNS 활동을 목격하고 지난 5일 아시아나항공 공식 홈페이지에 우려를 담아 문제를 제기했다.

A씨가 목격한 SNS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올초 기내에서 유명 연예인들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또한 이들 승무원들은 기내에서 새해 기념 파티 및 생일 파티를 열고 사진을 찍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승무원들이 업무 시간인 운항 중에 이 같은 일을 벌이고 이를 SNS에 올린 사실에 대해 안전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서비스품질 담당 관계자는 "승무원들이 제복을 입은 사진을 SNS 등에 게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면서 "안전운항에 위배되는 내용은 아니며, 당사가 지향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회사 이미지를 위해 승무원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교육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승무원을 대상으로 더 강조교육하겠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유명 연예인들과 찍은 사진과 새해 기념 파티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 SNS에 올려진 사진 설명에 따르면 이들 승무원들은 동료의 생일파티도 운항 중에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제복을 입은 사진을 SNS 등에 게재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12일 <더팩트>의 확인 결과 문제가 된 승무원들의 SNS에는 해당 사진들이 그대로 게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승무원들의 SNS에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안전에 대해 심각성을 느꼈다"면서 "아시아나항공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A씨는 "절대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하는 승무원들이 근무 중에 고객과 사진을 찍고 파티를 여는 것은 단순히 승객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이는 승객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더팩트>는 승무원이 운항 중 사진을 찍거나 생일파티를 여는 행위와 이를 담은 사진을 SNS에 게시하는 것에 문제가 없는지를 문의했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즉답을 피했다.

A항공사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사진을 찍는 행위를 기본적으로 하지 않도록 사내에서 규정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나 같은 경우 고객을 상대로 하는 마술·생일 축하 등 이벤트팀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승무원들간 생일파티를 여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잇따른 안전 관련 사건·사고로 얼룩진 한 해를 보냈다. 기체이상으로 인한 항공기 지연 및 회항, 긴급착륙 등이 발생했으며 급기야 조종사간 기내 주먹다툼도 벌어졌다. 올초에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필리핀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화물칸 내 화재가 발생했다는 경보가 울려 제주국제공항에 긴급착륙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올해 그룹 차원의 안전 역량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경영 전략을 내세웠다. 김 사장은 안전 관리 체계 확립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운항승무원의 기량관리 강화를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김수천 사장의 의지가 실제적으로 승무원들에게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했다.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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