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 대한 특혜 제공 의혹이 불거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뇌물공여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수사를 받은 것은 지난 2008년 2월 불법 승계 의혹이 제기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 이후 9년 만이다.
이 부회장이 도착하기 두 시간 전부터 특검 사무실 앞에는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삼성에서도 미래전략실 관계자들이 다수 현장에 나와 상황을 살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씨에 대한 삼성의 특혜 제공과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과 상관관계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께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짧은 답변을 남긴 채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특검은 이번 조사에서 지난 2014년 9월과 2015년 7월 이 부회장이 두 차례에 걸쳐 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최 씨 모녀 등 비선에 대한 지원 요구를 받았는지,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청탁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지지에 대한 대가로 최순실 씨가 독일에 세운 페이퍼컴퍼니 '비덱스포츠'와 220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약을 맺고, 회사 계좌를 통해 280만 유로(약 35억 원)를 송금하는 등 수백억 원에 달하는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