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로 기자]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2017년 자동차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수 판매는 지난해보다 2.8% 줄어든 175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위축과 계속된 노조 파업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던 국내 완성차 업계는 '신차'를 앞세워 올해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기아자동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첫 스포츠 세단인 K8(프로젝트명 CK)부터 한국지엠은 순수전기차 '볼트EV'까지 '신상 모델'이 정유년을 누빌 전망이다.
◆ 기아자동차 - K8(CK), 모닝, 프라이드
기아자동차는 모두 세 종의 신차(풀체인지 포함)가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모델은 K8이다. 기업 최초의 럭셔리 스포츠 세단으로 국내 최초 4도어 쿠페형 세단을 지향한다. 최근엔 5.1초 제로백 영상이 공개되면서 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K8은 오는 8일 개막하는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출시는 상반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모닝과 프라이드는 풀체인지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지난해 한국지엠의 신형 스파크에 경차 부문 왕좌 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을 구긴 모닝은 새롭게 태어난다. 지난 2011년 2세대 모델 출시 이후 6년 만에 실내외 디자인을 완전 변경해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3세대 모델은 지난달 내외장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고, 1월 초엔 실제 내외장 디자인을 공개한 뒤 사전 계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풀체인지된 '신형 프라이드' 역시 하반기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모터쇼'에 앞서 공개된 신형 프라이드는 기아자동차가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모델이다. 유럽감성의 디자인이 적용된 소형 해치백으로 내년 초 유럽 시장에 출시하고 국내엔 하반기에 나설 전망이다.
◆ 현대자동차 - 제네시스 G70
지난달 5년 만에 내놓은 신형 그랜저로 뜨거운 4분기를 보냈던 현대자동차는 2017년엔 '신차' 제네시스 G70을 내놓는다. 그동안 EQ900, G80 등 고급 모델에 집중했던 제네시스가 처음 선보이는 중형 세단이다.
지난해 3월 '2016 뉴욕 오토쇼'에서 선보인 '뉴욕콘셉트'를 기반으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G80에 이은 제네시스의 두 번째 스포츠 라인으로 BMW3 시리즈,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등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출시 목표는 내년 상반기이고 가격은 4000만 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 르노삼성자동차 - 클리오
지난해 SM6를 히트시킨 르노삼성자동차는 올 상반기에 소형 해치백인 '클리오'를 수입 판매할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연간 3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검증을 마쳤다.
클리오는 르노삼성을 이끌 주력 모델이라기보다는 수입 판매를 통해 제품 라인업을 효과적으로 확대해 국내 고객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다. 수입 판매라는 태생적 한계로 가격 경쟁력에선 뒤처질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유럽에서 이미 검증을 마친 모델이란 '무기'가 있다. 더불어 아직 정해지진 않았으나 소비자에게 수입차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모델명을 QM 시리즈가 아닌 '클리오' 기존 이름을 유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지엠 - 볼트EV
2016년 뉴 말리부의 흥행 성공으로 따듯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한국지엠은 쉐보레의 순수전기차 '볼트EV'를 앞세워 상승 기류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2017년 출시될 신차 가운데 유일한 전기차인 점에서 업계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환경부로부터 1회 충전에 주행거리 383.17km를 인정받았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주행할 수 있는 거리다.
'볼트EV'는 전기차 전용으로 설계한 차체에 고효율 대용량 배터리 시스템을 결합해 한 번 충천으로 기존 전기차의 두 배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최고출력은 200마력, 최대토크는 36.7kg.m이다. 출시 예정은 내년 상반기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은 "한 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볼트EV'의 혁신적인 가치가 전기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새로운 기준이 됐다"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년 상반기 본격 국내 판매되는 시점이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 쌍용자동차 - Y400
쌍용자동차는 지난 2015년 출시된 티볼리의 상승세가 지난해까지 이어진 가운데 정유년엔 플래그십 SUV 'Y400(프로젝트명)'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LIV-2의 양산모델인 'Y400'은 애초 렉스턴W 후속 모델로 알려졌으나 한 단계 상위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기존 렉스턴보다 낮고 넓게 길어진 외관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가솔린 2.0 GDi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225마력, 최대 토크 35kg.m의 동력 성능을 자랑하고 디젤 2.2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42kg.m을 확보했다. 전용 강철 프레임으로 무게를 감량하고 강성을 높였고,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 등 다양한 안전 기술을 탑재했다.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Y400'은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모하비를 견제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