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차분한' 삼성 올해 마지막 사장단회의... '특검'질문에 '입 다물어'

21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특검이 출범을 알린 가운데 삼성 사장단들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올해 마지막 수요사장단회의를 마쳤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2016년 마지막 수요사장단회의를 마쳤다.

특검이 국정농단 사건에서 삼성그룹과 '최순실'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고 삼성 수뇌부를 대상으로 비공개 조사 및 이후 소환조사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 사장단 회의는 한층 무거운 분위기였다고 한다.

21일 오전 삼성그룹 서울 서초 사옥에서 수요사장단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병호 경영연구소장이 '한국의 미래-전망과 대책'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올해 마지막 사장단회의이자 특검 수사 첫날인 점에서 주위의 시선이 집중됐다. 삼성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며 험난한 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청문회에 나섰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 수사도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논란이 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혹의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이 특검의 첫 압수수색이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된 수요사장단회의였지만, 사장단들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몇몇 사장단은 애써 밝은 웃음을 보이기도 했으나 특검에 대해서는 모두 입을 굳게 다물었다. 특검 사전 조사를 받았던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차장(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내년엔 잘하자"라며 새해 결의를 다졌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취재진에게 "좀 쉬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기사 부탁한다"며 사옥을 빠져나갔다.

이재용 부회장이 해체를 선언한 '그룹 컨트롤 타원' 미전실 사장단의 표정은 신중했다. 성열우 미전실 법무팀장(사장)은 "장충기 사장이 피의자로 전환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고하십니다"는 말만 남기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김종중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은 '묵묵부답'으로 취재진을 지나쳤다.

그룹 관계자는 "최근 한 달간 그룹 분위기는 비슷하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특검을 앞두고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따로 없다. 계속되는 수사에 '성실히 임하자'는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최순실 씨 인지 시기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의 '위증 의혹'이 불거지면서 일각에선 특검의 이 부회장 집무실 압수수색 가능성이 제기됐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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