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올 하반기 '최순실 게이트'에 앞서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사건 하나가 마무리 단계다. 삼성전자에 '단종'이라는 불명예를 안긴 '갤럭시노트7' 사태가 바로 그것이다. 삼성전자는 아픈 상처로 남은 '갤럭시노트7' 사태를 완벽히 끝내기 위해 막바지 회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내 전량 회수'라는 삼성전자의 목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지부진하다고 알려졌던 '갤럭시노트7' 회수 작업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탄력이 붙고 있다. 회사는 11일 "'갤럭시노트7'(306만대 판매)의 글로벌 회수율이 90%에 가까워졌다"며 "북미·유럽 등 해외는 90%를 넘었고, 국내는 80% 초반대"라고 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회수 작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회사 입장에서 회수율 100% 달성은 '최대 현안 해결'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큰 산 하나를 넘은 삼성전자가 이제 차기작 '갤럭시S8' 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는 이유는 왜일까. '이제 끝이다'라고 훌훌 털어 넘기기엔 이번 '갤럭시노트7' 회수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갤럭시노트7' 교환 과정에 대해 제기된 온라인 속 불만을 보고 있자면, 더더욱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첫째,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인 '갤럭시노트7' 고객이 기대했던 보상과 실제 삼성전자의 보상 정책이 엇박자를 냈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을 남긴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보상은 10만 원 상당의 모바일 쿠폰과 통신비 지원, '갤럭시노트7을 '갤럭시S7'으로 교환한 뒤 내년에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으로 바꾸면 기존 할부금 50%를 면제하는 등의 혜택이다. 물론 누군가에겐 '충분한 보상 조치'로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결과적으로 대부분 고객은 만족하지 못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보상 조치가 회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일방적 배터리 충전 제한도 '갤럭시노트7' 회수 과정 중 아쉬움을 남긴 대목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소프트웨어 강제 업데이트를 통해 배터리 충전율을 60%로 제한했다. 보상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이 교환과 환불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을 때 나온 '강제 충전 제한 방침'은 고객의 불만을 더 키우는 꼴이 됐다.
여론은 당연히 들끓었다. 일부는 '충전 제한'을 고객에 대한 삼성전자의 '윽박'으로 받아들였다. 당시 '갤럭시노트7' 배터리 충전 제한 방침을 알린 기사에는 "어이가 없다"(kang****), "고객이 인정할 만한 보상책이 나온 것도 아닌데, 이건 아니죠"(yale****), "고객 개인 재산에 대해 임의로 기능을 제한한다는 건 문제가 있음(iceg****) 등 불만 섞인 댓글이 줄을 이었다.
삼성전자는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배터리 발화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어떤 식으로든 회수하는 게 마땅한 대처다. 다만,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충분한 설명과 고객 동의 없이 배터리 강제 충전 제한 업데이트가 진행되다 보니, 고객 보호라는 긍정적 취지보다는 고객의 사용권리를 무시한 조치라는 부정적 공감대가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회수율을 더 높이기 위해 규제 당국, 통신사업자 등과 협의해 배터리 충전 제한 강화 등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회사는 앞으로 미국은 배터리 충전을 0%, 유럽은 배터리 충전을 30%로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추가적인 충전 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을 이유로 배터리 충전을 제한하는 '소극적 책려'보다는, 추가 보상책을 통한 교환의 '적극적 독려'가 옳은 방향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적어도 고객이 최대 피해자인 이번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서만큼은 말이다. '갤럭시노트7' 사태가 잘못을 한 '기업의 통 큰 보상', 그에 따른 '고객 참여형 마무리'라는 좋은 선례를 남기지 못한 것으로 보여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