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로 기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5년 만에 내놓은 신형 그랜저의 초반 흥행에 힘입어 최악의 성적표를 냈던 지난 10월과 비교해 반등에 성공했으나 내수 시장에선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5만 6632대, 국외 41만 5420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4.4% 증가한 47만2502대를 판매했다. 국내 4만 7186대, 해외 36만 4313대 등 전 전년 동월보다 10.1% 감소한 41만 1499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던 10월을 생각한다면 반등에 성공한 현대차다.
특히, 신형 그랜저의 초반 흥행이 눈에 띈다. 그랜저는 2주 동안 진행된 사전계약 기간 동안 2만 7000여 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역대 최다 사전계약 실적을 경신했고, 판매 돌입 1주일 만에 4606대가 팔렸다. 지난달 구형 모델(3145대)을 포함해 무려 7984대(하이브리드 모델 233대 포함)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 '베스트셀링카' 아반떼(7752대), 쏘나타(하이브리드 모델 326대 포함 5907대)를 압도했다.
해외 시장의 분전이 눈에 띈다. 현대차 국외 실적을 보면 국내공장 수줄 10만 7580대, 국외공장 30만 7840대 등 모두 41만 542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한 수치다. 국내 공장 파업의 종료로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국내공장 수출 14.7%, 국외공장 생산분 역시 5.0% 상승했다.
하지만 내수시장 성적표는 다소 아쉬웠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5만 6632대를 판매했는데 전년 대비 13.1% 감소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과 신형 아반떼의 영향을 받았던 2015년을 뛰어넘지 못했다.
반면 경쟁사들은 내수 시장에서 '펄펄' 날고 있다. 한국지엠은 '올 뉴 말리부'를 앞세워 말 그대로 '잭폿'을 터뜨렸다. 지난달 내수 1만723대, 수출 3만5806대로 모두 5만 3042대를 판매해 회사 출범 이후 동원 최다 실적을 작성했다. 내수 시장만 놓고 보면 50.6%의 증가율을 자랑했다. 특히, 말리부는 지난달 4149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389.3%의 증가율을 기록해 한국지엠의 실적을 주도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따뜻한 한 달을 보냈다. 지난달 내수 1만256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109.2%의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에서는 1만2985대를 기록해 전체 판매량은 같은 기간 22.4% 늘어난 2만5550대를 기록했다. 특히, 중형세단 'SM6'는 5300대가 판매돼 누계 5만904대로 연간 판매 목표인 5만 대를 조기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쌍용자동차도 내수 시장에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달에 모두 1만372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국내에서 9475대를 팔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11.1% 증가했다. 국내외 11월 판매실적은 올 하반기 최다 성적이다.
분명, 10월과 비교해 반등에 성공한 현대차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의 마이너스 성장을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는 우리나라 대표 고급 세단이자 현대차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모델이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준대형 세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신형 그랜저의 계약 물량이 본격적으로 출고되는 12월. 현대차의 내수 시장 판매율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