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 '젠틀맨' 송하경 모나미 대표, '최순실 게이트' 취재엔 '냉담'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지난 23일 오전 삼성 서초사옥 미래전략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이날 검찰이 그룹 2인자로 꼽히는 최지성(왼쪽)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사무실을 수사 대상에 올리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더팩트 DB, 이새롬 기자

지난주 역시 경제계에는 다양한 이슈들이 터졌습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선 끊임없이 뉴스가 쏟아졌는데요. 재계 서열 1위 삼성은 '최순실 게이트'를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검찰에 세 번째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구업체 모나미는 삼성을 대신해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를 위한 승마장을 구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속 시원한 해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금융권에선 오랜 기간 이어진 이슈였죠. 자살보험금 지급을 늦게한 보험사들이 징계를 받는다는 소식이 있고요. 지난 23일엔 e스포츠의 한 해를 마무리하는 '2016 대한민국 e스포츠대상'이 열렸습니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권오철·이성로·이성락·서민지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했던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 =이성로 기자] -온 국민의 시선이 '최순실 게이트'에 쏠리고 있는 가운데 재계 1위 삼성그룹이 세 번째 굴욕을 당했습니다. 지난 8일을 시작으로 15일 그리고 23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이번 압수수색은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우회 지원 의혹을 넘어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를 비롯한 비선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 삼성 측은 바짝 긴장한 분위기입니다. 특히 그룹 2인자로 꼽히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사무실을 집중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습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6일엔 삼성이 최순실 씨 모녀에게 319만 유로(약 43억 원)를 추가 지원한 새로운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까지 들려왔습니다. 말 그대로 바람 잘 날 없는 삼성입니다.

검찰 특별수사본가 지난 23일 오전 8시 30분부터 국민연금공단과 삼성 서초사옥 미래전략실 사무실을 동시에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재근 기자

◆ '박상진→장충기→최지성' 검찰 잇단 부름 삼성 '초긴장'

-바람 잘 날 없는 삼성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태 후폭풍이 결국 재계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네요. 특히, 검찰이 재계 서열 1위 삼성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이는 분위기인데요.

- 네 맞습니다. 지난 23일이었죠.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예고 없이 삼성 심장부로 불리는 미래전략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압수수색을 시행한 시간이 오전 8시 30분쯤이었는데요. 하필 이날은 삼성이 매주 시행하는 수요 사장단회의가 열리는 날이어서 계열사 사장단도 압수수색 관련 질문을 피할 수 없었죠.

- 말 그대로 '비상 상황'이었을 것 같은데요.

- 이날 압수수색에 관심이 쏠린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삼성그룹으로 치면 세 번째이지만 삼성 심장부 미래전략실을 향한 두 번째 압수수색이라는 점이죠. 세 번 중 두 번이 미래전략실이라는 게 삼성을 더욱 뼈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날 검찰이 그룹 2인자로 꼽히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사무실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검찰의 수사 칼끝이 최고 '윗선'을 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죠.

사장단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는데요. 일부 사장단은 회의를 마치고 정문으로 나오려다 몰려든 취재진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기까지 했죠.

-또 하나는 이번 삼성에 대한 수사가 재계에 대한 강도 높은 추가 수사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죠. 재계 관계자들 입에선 "삼성만 지켜보고 있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날 삼성 압수수색 소식 이후 검찰은 곧바로 면세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 SK와 롯데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에 돌입했죠.

- 박지성 사장과 장충기 사장에 이어 최지성 부회장까지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삼성에도 부담일 수밖에 없을텐데요.

- 삼성이 가장 우려하는 것도 이 부분인데요. 삼성에 대한 수사 초기 때부터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면 조사가 불가피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적용은 삼성 수사 결과에 달렸다' '삼성에서 대응 플랜을 이미 짜놨다'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고개를 들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 측은 아예 '입 닫기' 전략에 나서는 분위기인데요.

취재진의 질문 공세에도 미래전략실 소속 직원들의 입에서는 "지켜봐야죠"라는 말 외에는 이번 검찰 수사와 관련해 어떤 말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 미래전략실 직원들의 불안도 크다고요?

- 네. 최근 삼성 관련 이슈가 쏟아지면서 미래전략실에 대한 회의론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일선에서 언론 대응하랴, 사태 파악하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미래전략실 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하루가 멀다고 삼성 이슈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삼성'이라는 직장을 잃지는 않겠지만, 미래전략실이라는 소속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송하경 모나미 대표가 들고 있는 가방(빨간 원안) 브랜드는 전세계 패션피플에게 사랑받고 있는 보테가베네타이다. 이 제품은 네로 인트레치아토 카프 브리프케이스로 홈페이지에 나온 가격은 346만 원이다. 한마디로 명품이다. /배정한 기자

◆ 210원 볼펜 팔아 '28억 원 승마장'·'1억 원 고급밴'·'300만 원대 명품 가방'

-문구업체인 모나미도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끊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최순실 씨 모녀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삼성을 대신해 독실의 한 승마장을 '대리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송하경 모나미 대표는 승마장 구입과 관련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요?

-네, <더팩트> 취재진은 모두 5차례에 걸쳐 모나미 사옥과 송하경 대표 자택을 찾아갔습니다. 사옥을 두 번 찾아 송하경 대표의 인터뷰를 정중하게 요청했으나 모두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와 송 대표의 자택을 직접 찾았습니다.

지난 16일 처음으로 마주한 송하경 대표는 취재진의 직격에도 아무런 표정과 반응 없이 출근길에 올랐습니다. 다음 날엔 취재진의 질문에 "아이고"라며 얼굴을 찌푸린 채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18일, 송하경 대표는 취재진의 연이은 방문을 의식한 듯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을 서둘렀습니다. 송 대표 출근을 돕는 한 모나미 관계자는 "어떤 일 때문에 자꾸 찾아오는 거냐", "자꾸 자택으로 찾아오면 곤란하다", "대표님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아무것도 없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모나미 측에선 송하경 대표는 빨리 억울함을 풀고 싶어 했다던데요.

-송하경 대표 자택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는데요. 모나미 관계자는 송하경 대표가 압수수색을 통해서 하루빨리 의혹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번 '대리 승마장 구입'과 관련해 당당하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직격 인터뷰 당시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모두 두 차례 송 대표와 마주했는데요. 첫 번째 날엔 취재진을 말 그대로 '투명인간' 취급했습니다.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고 명함을 건넸는데요. 저를 위아래로 한번 '쓱' 훑어보고는 명함도 한번 살피곤 아무런 반응 없이 정면을 응시하곤 출근차로 향했습니다. 이번 의혹에 대한 질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갔습니다.

두 번째 날에도 취재진을 민망하게 만들었는데요. 저를 보자마자 인상을 '팍' 쓰더니 가방을 들고 있던 왼손으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더군요. 그러면서 "아이고"라며 연신 한숨을 푹푹 쉬었습니다.

-사진을 보니 왼손에 들고 있던 가방이 예사롭지 않네요.

-명품에 관심이 없거나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브랜드죠. 바로 특유의 격자무늬로 전세계 패션피플에게 사랑받고 있는 보테가베네타 제품이죠. 송하경 대표가 들고 있는 이 제품은 '네로 인트레치아토 카프 브리프케이스'로 홈페이지에 나온 가격은 346만원 입니다.

실용적인 비즈니스 룩의 정수를 선보이는 슬림한 브리프케이스. 내구성과 우아한 디자인을 겸비한 모델이라고 소개돼 있네요. 간결하고 슬림한 실루엣에 장인의 손길로 완성된 시그니처 인트레치아토 카프스킨 패널과 견고한 인트레치아토 핸들을 매치해 절제된 감각의 럭셔리한 디자인이랍니다.

-성공한 기업가의 모습이군요. 출근 차 역시 고급스러워 보이는데요.

-네. 고급 세단을 이용하는 여는 오너 사장들과 달리 송하경 대표는 고급밴을 이용하더군요. 쉐보레 고급밴 '익스프레스'인데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29기 추도식에 이용했던 차량이기도 합니다. 국내 판매가는 9인승 1억2000만원, 11인승 1억3000만원 가량으로 알려졌습니다.

말 그대로 210원짜리 볼펜 팔아서 28억 원 승마장, 1억 원대 고급 럭셔리 밴, 300만 원대 명품가방을 구입한 송하경 대표네요. 참고로 모나미 주력 제품인 '모나미 153' 볼펜의 인터넷 판매가격은 210원입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자살보험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중소형보험사 5곳에 대해 100만~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자살보험금 논란' 보험사, 징계 수위 두고 의견 '분분'

-금융권에서는 오랜 기간 이어지는 이슈가 있죠. 자살보험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거 같은데, 이번에 자살보험금 지급을 늦게 한 보험사들이 징계를 받았다고요?

-네, 금융 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자살보험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중소형보험사 5곳에 대해 100만~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는데요. 과징금 규모는 메트라이프 700만 원, 흥국생명 600만 원, 신한생명 500만 원, PCA생명 300만 원, 처브라이프(옛 에이스생명) 100만 원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징금 규모가 너무 적은 것 아닌가요? 그동안 자살보험금을 받지 못했던 소비자들을 생각한다면 다소 약한 징계가 아닌가 싶은데요.

-예상보다 과징금 규모가 적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그래도 이번에 징계를 받은 보험사들은 자살보험금 지급을 '완료'했다는 점에서 중징계를 피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대형보험사들이 자살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 징계를 받은 중소형보험사들은 소멸시효가 지난 계약에 대해서도 자살보험금을 지급했거든요. 금융감독원 측도 제재 수위가 낮은 배경에 대해 "소비자 피해 구제노력을 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기를 떠나 '지급을 했다'는 데 의의를 둔 것이군요. 그렇다면 지급 자체를 하지 않은 보험사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현재 금융 당국은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보험사에 대해 검사를 마치고 제재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살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보험사는 삼성·한화·교보·KDB·알리안츠·동부생명, 현대라이프 등 7곳인데요. 이들은 대법원이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근거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 당국은 대법원 판결과는 상관없이 자살보험금 지급을 권고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지급을 거부한 보험사들은 버티기에 들어갔고,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미지급 보험사에 대해 엄정히 행정 제재 처리를 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이번을 시작으로 미지급 보험사에 대해서도 제재를 예고한 만큼 금융 당국과 보험사 사이의 갈등은 지속될 것 같네요.

페이커 이상혁이 지난 23일 오후 7시 서울 넥슨아레나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e스포츠 대상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임세준 인턴기자

◆ 열기 가득했던 e스포츠대상 현장! 주인공은 '페이커'

-지난 23일 e스포츠계에 큰 행사가 있었다고 하죠. 바로 한국e스포츠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16 대한민국 e스포츠대상'입니다. e스포츠의 한 해를 마무리하는 e스포츠대상 시상식 현장에 다녀오셨다면서요.

-올해로 딱 10회를 맞이한 e스포츠대상은 e스포츠 선수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 넥슨아레나에서 열린 이날 e스포츠대상도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300명의 팬이 행사장에 몰려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300명의 팬이 몰렸으면 행사장이 꽉 찼겠는데요.

-맞습니다. 시상 시작 1시간 전부터 수많은 팬들이 각자가 좋아하는 e스포츠 스타를 만나기 위해 행사장을 지켰는데요. 대부분 여성팬으로,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져 있었습니다. 평소 가까이서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을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거죠.

-가장 인기 있는 선수는 누구였나요.

-두말할 것 없이 리그오브레전드 선수 '페이커' 이상혁이었는데요. 이상혁은 현재 e스포츠계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올해 이상혁은 소속 팀인 SKT T1이 롤드컵 3회 우승, 2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기록하는 데 큰 공을 세웠죠.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상혁을 비롯한 SKT T1 선수들은 프레스룸 안에 있었는데요. 해당 선수들이 포토 타임을 갖기 위해 밖으로 나오자 플래시 세례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선수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팬들을 향해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날 대상은 누가 받았나요.

-대상 역시 이상혁이 받았습니다. 이상혁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e스포츠대상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리게 됐는데요. 이상혁은 "스타크래프트를 해보면서 이영호 선배뿐만 아니라 나보다 먼저 프로게이머를 했던 선배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되돌아보게 됐다. 앞으로 그 선배 프로게이머들의 영광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상혁뿐만 아니라 SKT T1팀 자체가 이날 상복이 제대로 터졌는데요. 대상과 최우수 선수상, 인기상 등 3관왕에 오른 이상혁을 비롯해 최고의 팀상, 지도자상까지 휩쓸었습니다. 8600명이 참여한 인기투표 결과,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SKT T1 선수들이었습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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