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금시세가 대폭 하락했다.
24일(한국 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물 금시세는 전날보다 21.90달러(1.8%) 내린 온스당 1189.30달러로 장을 마쳤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금리를 올릴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달러화 강세를 보이자 금시세는 폭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금을 사야할지 팔아야할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먼저 미국 정부 입장에서 금리를 올리려는 이유를 살펴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달러를 찍어냈다. 시장에 달러가 넘쳐나게 됐고, 그 결과 물가는 상승하고 시장 경기는 과열됐다.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달러를 풀었지만 이 돈들은 월가와 대형은행들의 주식시장으로 쏟아졌고, 실제로 서민들의 경기를 부양하지 못했다. 더불어 양적완화로 흔해진 달러의 화폐 구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해외투자자들의 달러가 다시 미국 시장으로 들어오게 됐다. 단적인 예로 최근 중국 부호들의 미국내 대형건축사업과 부동산 매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로인해 미국 내 물가는 상승했고, '앵그리 화이트'의 분노가 이번 대선 과정에서 표출됐다.
미국 정부로서는 금리를 올려 시장의 돈을 거두어 물가와 경기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에 나설 압력이 커진 셈이다.
그렇다면 미국 금리가 오르는데 금값은 왜 내리는걸까.
화폐인 달러와 금값의 관계는 달러에 대한 신용에 따라 달라진다. 인류가 금을 캐기 시작한 후로 1971년 미국이 태환화폐(1달러를 가지고 오면 미국 중앙은행이 일정량의 금으로 교환해 주는 제도) 제도를 포기할 때까지 세계 통화는 금값과 연동돼 있었다. 미국이 브랜트 우드 체제를 포기하면서 직접적인 상관 관계는 깨졌지만 여전히 미국의 재정적자, 경상적자, 낮은 저축율, 신용팽창 등으로 달러의 위기가 점쳐지면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일종의 '절대화폐'로서 금이 두각된다. 같은 맥락에서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면 금값은 떨어지게 된다.
경제 역사적으로도 어떤 금융위기나 경제 사태가 발발하면 그 초과 발행된 화폐만큼 비례로 금과 은 값이 상승했다. 1933년 미국 대공황 전후를 보면 금값은 1932년 평균 20.69달러에서 1934년 34.84로 68.4% 상승했다. 또 1971년 금본위제 폐지를 기점으로 1970년 평균 36.02 달러였던 금값은 1971년 40.62 달러, 1975년 160.86 달러로 346%로 지속으로 상승했다. 1980년 오일 쇼크 당시에 1978년 평균 193.4 달러였던 금값은 1979년 306.0 달러, 1980년 615 달러로 218% 급증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에도 금값은 요동쳤다. 2005년 평균 444.74 달러였던 금값은 2008년 871.96 달러로 치솟았고, 2011년 평균 금값은 1571.52 달러(1온스/1900달러)로 253% 상승했다.
결국 경제가 극심한 위기에 봉착하면 금값은 오른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반대로 경기가 순항할 때는 금값이 내린다고 볼 수 있다.
한편 2014년 마켓워치는 금가격과 10년물 국채금리와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10년간 금가격과 10년물 국채금리 관계를 분석한 결과 금가격이 1온스당 1900달러까지 오르면 10년물 국채금리는 연 1%로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금가격과 금리의 상관계수는 0.78로 매우 높다.
상관계수가 0이면 두 자산의 가격이 아무런 관계가 없이 움직인다는 것이며 1을 기록하면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2013년 10년물 국채금리가 3% 오르자 금값은 1196.70 달러로 치솟았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2013년 12월26일 10년물 국채금리가 3%로 오르자 런던 픽싱 금가격은 1196 달러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마켓워치는 금리 말고도 금값을 결정하는 요인이 더 있는 만큼 금리를 절대적 기준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 이외 금값을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대비 금가격 비율을 제시했다.
이 비율의 역사적 평균값은 3.4대 1로 이 보다 높으면 금가격은 고평가 된 것이며 이 보다 낮으면 금가격은 저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