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로 기자] 8년 만에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삼성그룹 서초 사옥. 하루 뒤 진행된 수요 사장단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은 취재진 앞에서 최대한 말을 아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9일 오전 삼성 서초 사옥에선 주 1회 정기적 모임인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회의가 열렸다. 전날 현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특혜 지원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뒤 첫 사장단의 모임이었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수많은 취재진은 일찌감치 사옥을 찾아 인사들의 반응을 살폈다. 지난 2008년 4월 비자금 관련 특별검사 이후 8년 만에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만큼 삼성그룹의 '심장부'인 서초 사옥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폭풍전야'였다.
회의 참석차 사옥을 찾은 사장단은 대부분 착잡한 얼굴로 취재진을 뚫고 회의에 참석했다. 취재진의 질문엔 대부분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의 직접적인 대상자인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고,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사옥 1층 로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종중 미래전략실 팀장(사장)은 착잡한 표정으로 로비를 지나쳤다.
회의를 마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인사들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1층 로비를 통과했고, 취재진의 질문에는 외면하거나 짧은 대답으로 끝냈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사장단회의 분위기에 대해 "평소와 똑같았다"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사업부 사장 역시 이날 회의 분위기를 묻는 취재진의 말에 "평소와 다름없었다. 압수수색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사옥을 떠났다. 성인희 삼성생명공익재단 사장은 취재진의 집요한 질문에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외 다른 사장단은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전날 검찰은 오전 6시40분부터 약 12시간 동안 삼성 서초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 수사관들은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집무실을 포함해 대외협력담당 사무실 전체를 압수수색해 대한승마협회 업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이 있는 40~41층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했다.
한편, 이날 수요 사장단회의 강연은 김재희 연세대 교수의 '생체인식의 동향과 이슈'를 주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