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내며 '박근혜 대통령의 펜'으로 불리던 조인근 한국증권금융(증권금융) 감사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조 감사가 취임 약 2개월 만에 낙하산 논란에 이어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증권금융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7일 증권금융에 따르면 조 감사는 26일에 이어 27~28일도 휴가원을 냈다. 지난 9월 2일 취임한 뒤 출근을 해왔지만 최순실 의혹이 터진 뒤로 자리를 비우고 있는 것이다.
증권금융 규정상 감사는 최대 5일까지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조 감사는 현재 26~28일 휴가를 썼기 때문에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날은 2일밖에 남지 않았다.
증권금융 측은 "26~28일 휴가를 낸 건 맞지만, 24일과 25일은 외부일정이 있어 회사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4~25일도 이번 사태로 인한 부담감과 시선을 의식해 출근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증권금융의 한 직원은 "외부일정, 휴가라고 하지만 사실상 회피한 게 아니겠냐"면서 "최근 회사 앞에 기자들이 몰리는가 하면 조 감사가 출근을 안 하고 있어 회사가 뒤숭숭하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조 감사가 언론 등의 눈을 의식해 사실상 '잠적'한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간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담당해온 조 감사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조 감사의 '입'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조 감사가 연설문 작성을 담당했던 만큼 이번 사태의 정황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실제 조 감사는 올해 초 한 지인에게 "연설문을 작성해 올리면 이상하게 돼서 돌아온다"는 식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감사는 오랜 기간 박 대통령을 보좌한 뒤 금융 경력이 전무함에도 증권금융 인사로 임명되면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2004년 한나라당 전당 대회 때부터 메시지 담당으로 박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혀왔다. 그러다 지난 7월 사임했고, 금융 분야 경력이 없음에도 증권금융 감사로 취임하면서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