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먹구름' CJ그룹, '강력한' 리더십 재구축 필요성 부각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된 가운데 CJ그룹의 악재가 곳곳에서 터지자 강력한 경영 리더십 재구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황원영 기자] CJ그룹 계열사들이 잇단 악재로 먹구름에 휩싸였다. 최근 이재현 회장의 특별사면으로 지배구조 재편 등 경영 정상화에 돌입하던 CJ그룹은 수십 억대 과징금, 경영비리로 인한 압수수색 등이 휘몰아치며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직 분위기 쇄신과 CJ그룹이 목표하고 있는 ‘그레이트 CJ’ 달성을 위해서 ‘책임지는 강력한 리더십’ 재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CJ그룹 사정에 밝은 한 재계 인사는 10일 “필요하다면 건강 회복 중인 이재현 회장의 실질 경영복귀 시기를 앞당길 필요도 있다. 이재현 회장이 건강 문제로 경영일선에 바로 복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이는 CJ그룹 상황이 그만큼 여의치 않다는 걸 역설적으로 지적하는 것”이라며 “그룹차원의 의미있는 적합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특별사면으로 활기를 찾는 듯했으나 연이은 악재로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8월 사면 당시 “사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글로벌 문화기업인 ‘사업보국’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CJ 곳곳에서 악재가 터져나오면서 그룹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모양새다.

지난 5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CJ그룹 계열사인 CJ헬로비전 본사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CJ헬로비전이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부동산개발사업에 통신설비를 공급하거나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한 것처럼 가장해 240억 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다.

CJ헬로비전은 7개월 넘게 추진한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재현 회장의 광복절 사면 직후인 지난 8월 변동식 CJ주식회사 사회공헌추진단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돼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탈세 혐의로 인한 압수수색까지 받으면서 암초에 부딪히게 됐다. 게다가 CJ헬로비전이 주력하고 있는 케이블방송은 IPTV에 점유율이 밀리며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CJ CGV의 경우 이재현 회장 동생인 이재환씨 소유 기업 재산커뮤니케이션즈에 광고 영업을 몰아줬다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71억 7000만 원을 받았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이 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로, CJ CGV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가 설립된 2005년 기존 중소기업과 거래를 중단하고 스크린 광고 영업 대행 업무를 전속 위탁했다. 기존 업체보다 수수료도 25% 더 줬다.

CJ그룹의 올해 투자계획은 1조9000억 원에 불과했으며, 최근 3년간 연간 투자액도 2조 원을 넘지 못했다. /배정한 기자

CJ제일제당도 문제에 휩싸였다. CJ제일제당은 싼 가격에 물건을 판매하는 온라인 판매점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싸게 팔지 말라’는 각서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J제일제당은 저가 판매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별도 팀을 구성해 온라인 판매를 감시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일제당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같은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업계는 이재현 회장의 경영공백이 계열사 기강 해이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병상에서 경영을 돌보는 수준을 넘어 전면에 나서서 끌어나가야 할 때”라며 “정식 복귀를 통한 경영 참여로 연이은 그룹 악재를 극복하고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그룹 수장인 이재현 회장이 나서서 그룹을 전두지휘하지 않을 경우 CJ그룹의 이미지 쇄신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재계는 CJ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2020년 매출 100조 원, 해외 비중 70%의 ‘그레이트 CJ’를 위해서라도 이재현 회장의 조기 복귀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부재했던 최근 3년간 투자와 M&A 등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성장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투자계획은 1조9000억 원에 불과했으며, 최근 3년간 연간 투자액도 2조 원을 넘지 못했다.

게다가 이재현 회장의 특별사면으로 회사 안팎에서 오너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산적한 CJ그룹 경영 현안을 처리하고, 연말 인사·내년 사업계획 등을 통해 CJ그룹의 밑그림을 구체화하고 있다. CJ는 오는 12월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 신규 임원이 대거 등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 체제 안정을 위해서라도 그룹 수장인 이재현 회장이 경영복귀를 통해 그룹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며 “그룹이 목표로 하고 있는 ‘그레이트 CJ’를 실현해 경제·사회에 이바지하라는 국가의 메시지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max875@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