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롯데그룹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이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57) 씨의 재산 압류 조치에 나서면서 그간 일본에서 귀국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해온 서 씨의 행동에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여권무효 등 검찰이 강력한 조치에 나서면서 서 씨가 마냥 무대응으로 일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 씨는 수천억 원대의 탈세 혐의를 받고 있음에도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고 결국 검찰은 국내에 있는 서 씨의 재산을 압류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 관계자는 20일 서미경 씨의 탈세 혐의 관련 추징과 세액납부를 담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세청과 협의해 재산 압류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압류 대상은 서미경 씨의 롯데 관련 주식, 부동산 등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재산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단, 앞서 재벌닷컴에 따르면 서 씨가 현재 본인 명의로 보유한 부동산 5건 규모는 국토교통부 올해 공시가격 기준으로 총 117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씨가 소유한 빌딩은 서초구 방배동 소재 빌라 롯데캐슬 벨베데레, 강남구 삼성동 유기타워, 서울 동숭동 유니플렉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 소재 빌딩 등이다. 여기에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33)과 함께 지배하는 두 법인을 통해 소유한 빌딩 3채의 평가액 688억 원을 더하면 총 보유액수는 1865억 원이다.
이 밖에도 서 씨는 롯데쇼핑 지분 0.1%, 유미씨는 롯데쇼핑 0.09%, 롯데푸드 0.33%, 코리아세븐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어 수백억 원대의 주식자산도 뵤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서 씨가 자진 입국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강제 소환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여권 반납은 여권 무효화와 강제 추방을 위한 첫 단계로 한국 국적만 보유한 서 씨는 국내 여권이 말소되면 불법체류자가 된다. 이럴 경우 현지 출입국관리 당국의 추적·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권 무효조치는 최소 한 달 이상의 시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서 씨가 끝내 입국하지 않을 경우 검찰이 소환 조사 없이 곧바로 재판에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기소된 뒤 무단으로 재판에 두 차례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배자 신세가 된다.
검찰은 일본 사법당국과 공조해 범죄인 인도 청구와 함께 외교부를 통한 적색수배를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씨는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33) 등과 함께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6000억 원대 세금 탈루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더해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 등을 독점해 롯데그룹에 780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서씨 모녀 지분이 100%인 회사 유원실업은 롯데시네마의 서울 수도권 매점 운영권을 독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