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재계에 인수·합병(M&A) 큰 시장이 열리고 있다.
대형 제조기업에서 은행까지 매물로 나와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득실 저울질이 한창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금호타이어는 오는 20일 매각 공고를 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9개 금융사로 이뤄진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지분 42.1%가 매각 대상이다.
공개경쟁 입찰방식이지만 옛 대주주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아들 박세창 사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는 만큼 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가격을 박 회장 부자가 부담하면 금호타이어는 금호아시아나그룹 품으로 돌아간다.
채권단으로서는 우선매수권자가 존재해 최종적으로 금호타이어 매각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만 반대로 우선매수권 탓에 다른 인수 후보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커 고민이 깊다.
시장의 관심은 박 회장 부자의 자금 조달력으로 모아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로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끼우려는 박 회장이지만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로 막대한 차입금 부담을 지고 있는 만큼 자금 조달력에 의문부호가 따라붙는 것도 현실이다.
시장에서는 금호타이어의 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 종가인 지난 13일 기준 금호타이어의 주가는 1만950원 수준이다.
23일에는 우리은행에 대한 투자의향서 접수가 마감된다. 우리은행의 지분 51.06%를 보유한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24일 매각공고를 내고 이날까지 투자의향서를 받는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네 차례에 걸쳐 우리은행 지분 일괄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분을 4~8%씩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도입해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국내외 사모펀드(PEF) 및 보험사, 증권사 등 7~10개 업체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지난 2일 "우리은행 지분 인수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 밖에도 2014년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교보생명과 2012년 인수를 검토했던 한국투자금융지주 그리고 우리은행 지분 5% 가량을 보유한 국민연금도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 13일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일반 기업으로는 KT가 인수전 참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는 우리은행과 함께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1만원에서 보합세를 보이던 우리은행 주가는 지난달 22일 민영화 발표 후 1만1200원까지 올랐다. 정부가 우리은행 주가에 일정부분 할증을 붙여 예정가를 산출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리은행 지분 전체의 예상 낙찰가는 2조원대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에는 동양매직 본입찰이 예고돼 있다. 특히 동양매직의 최근 경영 개선 효과가 뚜렷해 인수전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양사태 당시 동양(주)이 화성공장을 담보로 빌린 우발채무 문제가 해소됐고, 단기부채 문제도 해결돼 이자율로 2013년 10%대에서 현재 3%대로 낮아졌다.
여기에 사업구조도 종전 주방가전 제조업 중심에서 렌탈·사물인터넷(loT) 등으로 전면 개편됐다. 렌탈 계정은 인수 당시 약 45만개에서 현재 약 90만개로 증가해 렌탈사업의 시너지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양매직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글랜우드-NE PE 컨소시엄과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CJ오쇼핑,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유니드, AJ네트웍스, CVC캐피털, 베인캐피털,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8개 기업과 PEF를 투자적격후보로 선정해 한 달 동안 실사를 진행해 왔다. 예상 매각가는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본입찰 후 다음 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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