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이 올 하반기 대표적인 전략형 모델인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의 론칭행사를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전에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완성차업계의 신차 론칭 행사가 김영란법 저촉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르노삼성측은 오는 9월전후로 예정했던 신차 'QM6' 론칭행사를 김영란법 시행 이전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반기 신규 차량의 출시행사가 김영란법에 걸려 대외적 마케팅 효과가 축소될 것을 우려해 이같은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일 <더팩트> 취재 결과, 르노삼성은 'QM6'의 공식 론칭행사를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오는 9월 28일 전에 진행한다. 이미 내부적으로 행사 장소, 초청 인원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에서 김영란법에 대해 합헙 결정을 하면서 완성차 업계에서는 기존 진행해 온 신차 출시 및 시승행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를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해당 법이 시행될 경우 행사 과정에서 소요되는 식대와 언론 및 초청 고객에게 지급해 온 기념품 등이 법에 저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자동차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국내외 완성차 업계에서 어떤 식의 대응방안을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문제는 김영란법 시행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간 준대형 세그먼트 새 모델 공식 출시에 회사 수뇌부가 집결해 대규모 행사를 진행해 온 국내 완성차 메이커의 머리가 아파지는 이유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그룹의 경우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세단 'K9', 자사 최초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론칭 행사 등 준대형급 이상 세그먼트 관련 행사 때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이 직접 행사를 주관해 왔다.
하반기 출시를 앞둔 'QM6' 역시 최근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회사 측이 작심하고 내놓은 새 모델로 르노삼성의 '업계 3위' 진입 목표 달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모델이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역시 지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2016 부산국제모터쇼'에서 'QM6' 홍보를 자처하며 "'QM6'는 르노삼성의 SUV 라인업 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한 모델로 월 4000~5000대 판매를 목표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르노삼성 측이 김영란법 시행 시기를 고려해 'QM6' 론칭 행사 일정을 조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완성차, 유통, 전자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종 신제품 론칭행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 지 여부를 두고 내부 회의에 들어가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QM6'의 경우 르노삼성의 하반기 시장 선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모델인 만큼 (르노삼성 측이)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영란법' 시행 전에 행사 일정을 잡은 것 역시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측 관계자는 "'QM6'의 대 언론 론칭행사 일정이 정확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다음달 14일부터 18일까지로 예정된 추석 연휴 기간을 전후에 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라면서 "지난달 부산국제모터쇼에서 9월 말에서 10월에 'QM6'를 출시한다고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행사 일정과 다음 달 28일 시행을 앞둔 '김영란법'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다. 일반적으로 신차 출시 3개월 전에 TV 광고 등에 나서는 점을 고려하면 'QM6' 론칭행사가 9월 초중반에 시행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전혀 이른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