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도로 위를 놓고 SK텔레콤과 카카오가 맞붙는다. SK텔레콤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전면 무료 개방하면서 교통 O2O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카카오택시, 내비게이션, 대리운전 등으로 교통 O2O 서비스 최강자를 노리고 있는 카카오와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지난 19일 SK텔레콤은 자사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전면 무료개방했다. T맵은 전체 가입자 1800만명, 월 이용자 약 800만명, 하루 이용자 약 220만명(주말 기준)에 달하는 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그간 SK텔레콤은 타사 가입자에게 ‘T맵’ 이용료으로 월 4400원을 받아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경쟁사인 KT, LG유플러스 고객도 ‘T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T맵’의 무료 개방을 통해 가입자를 확보하고 다양한 플랫폼 사업 전개의 본격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T맵’의 전면 무료화 결정을 공개하며, 생활가치·IoT플랫폼 및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전기차 사업 등 잠재적 미래성장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결정임을 밝힌 바 있다.
이로써 SK텔레콤은 교통 O2O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카카오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교통 O2O 서비스들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는 도시 버스 정보를 제공하는 ‘카카오버스’, 전국 주요 지하철 노선 및 경로 정보 제공 서비스인 ‘카카오지하철’을 출시했다. 새로운 지도 서비스인 카카오맵을 연내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카카오택시’에 대항하기 위해 ‘T맵’을 활용한 ‘T맵 택시’를 서비스했다. 하지만 ‘카카오택시’에 밀려 유의미한 수치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T맵 택시’가 하루 평균 처리한 콜은 6만 건으로, ‘카카오 택시’(70만 건)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T맵’은 카카오의 내비게이션 서비스 ‘카카오내비’와 비교해 월등한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내비’의 월 이용자 수는 340만명으로 ‘T맵’과 비교했을 때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무료화 된 ‘T맵’이 가입자를 더욱 빠르게 확보할 경우 그 격차를 더 크게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중 ‘T맵’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고객은 약 2370명에 이른다. 이 중 절반만 고객으로 확보해도 ‘T맵’은 30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된다.
SK텔레콤은 최근 기아차와 재규어·랜드로버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해 일부 신규 출고 차량에 ‘T맵’을 미러링 기반으로 이용하는 솔루션을 선보였으며, T맵 대중교통과 T맵택시 등의 출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교통 플랫폼 진화를 위해 ‘T맵’의 활용도를 높여왔다.
SK텔레콤은 “T맵을 통해 이용자를 확보한 후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