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정부가 오는 9월까지 자동차 공회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환경단체는 자동차 공회전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달부터 9월까지 자동차 공회전에 대한 집중단속과 계도활동을 벌이기로 하고, 전국의 자동차 공회전 제한지역을 중심으로 단속에 나선다.
전국의 자동차 공회전 제한지역은 터미널과 버스차고지, 주차장 등 7633곳이다. 서울시와 대구시는 관할지역 전체가 자동차 공회전 제한지역이다.
단속 대상은 외부 기온 5~27℃에서 공회전을 하는 주·정차 차량이다. 최초 위반 시 운전자에게 구두로 경고하고, 공회전을 5분 이상 계속하면 5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온도 조건과 공회전 시간은 지자체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다만 경찰, 소방, 구급차 등 긴급 자동차와 적재한 운반 화물의 온도 제어가 필요한 냉동, 냉장차의 공회전이 불가피한 정비 중인 자동차는 단속대상에서 제외했다.
서울시가 자동차 공회전 제한을 5분에서 2분으로 단축한지도 1년이 넘었지만 공회전 차량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수준까지 다다르면서 자동차 공회전을 금지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스와 같은 대형차들의 공회전이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서울 주요 관광지역에 관광버스가 시동을 켠 채 대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관광버스는 대부분 경유 차량으로 초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 하지만 운전기사들은 시동을 끄면 냉·난방 장치를 가동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단속을 피해 공회전을 하고 있다.
공회전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 경찰버스도 골칫거리다. 도심 집회로 출동한 경찰버스 차량은 긴급 상황을 대비해 시동을 끄지 않는다. 현장에 세워진 경찰버스는 10시간가량 대기하기도 한다. 이 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오염물질이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공회전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관광버스 같은 대형차의 주차 공간 부족과 단속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내를 달리는 관광버스는 하루 1000대가 넘지만 대형차 주차시설은 600여 대에 불과하다. 또 구청의 공회전 단속인력은 담당 직원 1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등 단 2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지속적인 단속이 불가능하다.
환경 전문가들은 공회전 단속도 중요하지만 대기오염 요소를 미리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회전 단속에서 제외되는 경찰버스와 소방차, 구급차, 냉장차 등에 매연저감 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하며, 시내에 건물을 새로 지을 땐 대형차 주차장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