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수출입은행이 성과연봉제 확대를 결정하면서 금융공기업 9곳 모두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마무리 짓게 됐다. 노조 동의 없이 이뤄진 결정에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는 상황 속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취업규칙 변경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기본급 인상률 차등 대상은 부서장에서 책임자 직급까지 늘리고, 차등폭은 2%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확대했다. 총연봉에서 성과연봉의 평균 비중은 30%로 최고·최저간 차등폭은 2배로 늘렸다.
하지만 이 결정이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에서 의결한 것으로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 의결로만 성과연봉제 도입이라…이거 고소감이네(hong****)", "다시 한 번 노조의 동의 없이 자기들끼리 정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북한이랑 다를 바가 없더군(ksin****)", "이제는 법도, 노조도 없이 스스로 하는 셀프 도입이네(bwk1****)" 등이라 말하며 비판했다.
특히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개인의 성과를 어떻게 평등하게 평가하나? 각자가 하는 일이 다른데, 뭘 비교해서 성과를 평가하겠냐? 상사에게 얼마나 잘 보이나, 얼마나 오래 야근하느냐겠지(pjm5****)", "눈에 보이는 성과만 좇는 사람이 늘고, 장기적인 발전을 좇는 사람이 줄 것 같네요(bm02****)", "성과연봉제가 과연 만능일까. 문제는 개별 성과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운영이다(kich****)", "이제 휴일, 시간외근무 등 대가 없이 일하라고 하면 아무 말 없이 해야 하네. 퇴출당하기 싫으면(solo****)" 등의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효율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지지하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실제로도 성과연봉제가 잘 작동하도록 꾸준히 지도 감독 개선해야 한다(bs33****)", "여기서 반대하신 분들! 그럼 기존처럼 호봉제로 그냥 가는 게 좋다는 건가요?(kjh0****)", "이번에 성과연봉제 외에 산은, 수은도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을 해야 한다(hsnc****)"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수출입은행에 앞서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업은행, 예탁결제원, 수출입은행 등 9곳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이 중 예금보험공사를 제외한 8곳은 노조의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노사 갈등이 예고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