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진희 기자] 교보생명이 3년 만에 ING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ING생명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업계 2위로 도약한다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교보생명이 예비입찰에서 실사를 마친 이후 본입찰까지 뛰어들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게 공통적인 견해다.
매각가가 최소 2조 원에서 3조 원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 ING생명을 인수하기는 교보생명의 투자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26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3년 만에 ING생명 인수전에 재도전한다. 교보생명의 지난해 말 총자산은 86조5000억 원으로, ING생명(29조5000억 원)을 인수하게 되면 총자산이 116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교보생명은 생보업계 2위인 한화생명을 제치고 3위에서 2위로 도약하게 된다.
교보생명은 ING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와 협력해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KB금융지주 등 국내 큰손들이 ING생명의 추가 자본확충에 부담을 느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만큼 교보생명이 ING생명 인수에 성공할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국내 주요 생보사들은 오는 2020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앞서 30조 원 이상의 준비금을 쌓아야하는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또 보험업법 기준으로 교보생명이 가진 투자 여력은 1조6000억 원대로 ING생명 매각 예상가인 3조 원대 보다 적다. 보험업법은 국내 보험사가 자회사가 발행한 채권과 주식을 소유할 때 '자기자본의 60%' 또는 '총자산의 3%' 두 가지 조건 중 더 작은 금액으로 투자 한도를 정해야 하는데, 교보생명은 총자산의 3%인 약 2조5950억 원 가운데 약 9000억 원 정도를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에 투자해 현재 1조6000억 원 규모의 투자 여력이 남아 있다.
이와 함께 또다른 예비 입찰자인 차이나라이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이나라이프는 중국 국영기업으로 매출 기준 중국 보험업계 1위 업체다.
차이나라이프는 지난 9일 싱가포르에 첫 해외지점을 오픈하는 등 아시아에서 사업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전 참여도 해외 사업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최근 막강한 중국계 자본의 국내 보험시장 공습이 거세지고 있어, 차이나라이프가 교보생명의 막강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M&A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교보생명이 ING생명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본입찰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며 “교보생명이 가진 투자여력이 적은 만큼 교보생명이 ING생명 인수에 성공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지난 2013년 당시 ING생명 인수전에서 교보생명은 한화생명, 동양생명ㆍ보고펀드 컨소시엄, MBK파트너스와 맞붙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3년 12월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400억 원에 인수하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