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파격적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패션이었다. 박서원 두산 유통 부문 전무(CSO)는 20일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앞 광장에서 진행된 두산타워면세점 오픈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특유의 민머리에 넉넉한 품의 정장 재킷과 셔츠 그리고 넥타이를 매치했다.
또한 하의는 발목이 드러나는 9부 길이의 바지에 운동화를 선택해 말쑥한 정장의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단연 눈에 띄었다. 특히 정장 상의에 두산그룹 배지를 달아 '광고맨'이 아닌 '두산의 경영인 박서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더욱이 이날 행사가 중공업 중심에서 면세점을 필두로 유통업으로 사업영역 확장을 꾀하는 두산의 첫 공식 행보라는 점에서 두산 오너가로 면세점 사업을 주도한 박 전무의 패션은 탈권위적이고 창의적인 그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박 전무의 색깔은 두타면세점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천우 두산 유통 부문 부사장은 "박서원 전무가 핑크 컬러와 상품을 포함한 모든 매장 인테리어와 면세점 내 마련한 체험공간 등 마케팅 관련 콘텐츠 구성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점과 선 그리고 면이 조화를 이룬 두타면세점 곳곳에서 핑크색 계열의 밝고 톡톡튀는 느낌의 컬러 배치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면세점 업계 최초로 체험공간을 마련한 두타면세점의 콘텐츠들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대표적으로 3층에 마련된 '태양의 후예관'을 꼽을 수 있다.
한국과 중국에서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두타면세점의 광고 모델이기도 한 배우 송중기를 단숨에 한류스타 반열에 올려놓을 만큼 한류의 중심에 있는 작품이다. 최근 중국에서 진행된 송중기의 팬미팅 입장권 암표가 최고 120만 원에 거래된 건 중국 내 인기의 방증이다. '태양의 후예관'은 박 전무 작품이다.
이 부사장은 "'태양의 후예관'은 6개월 예정으로 임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후 명품 유치 공간으로 쓸 예정"이라고 앞으로 활용 방안을 밝혔다.
두타면세점의 대표 색깔은 단연 핑크다. 두타면세점이 제작한 안내책자와 쇼핑백 핑크와 블랙을 매치해 밝고 경쾌한 느낌을 자아낸다. 송중기를 전면에 내세운 두타면세점 소개 책자는 핑크색을 곳곳에 배치해 두타면세점의 정체성을 각인시켰고, 쇼핑백은 핑크색 바탕에 쇼핑백을 형상화한 듯한 디자인을 정면에 배치해 멀리서도 이목을 사로잡았다.
박 전무는 이렇다할 상징물이 없는 경쟁업체와 달리 두타면세점에 '핑크색 부엉이' 캐릭터를 적용해 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심야면세점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두타면세점은 오전 10시30분에 개점해 품목에 따라 층별로 오후 11시, 혹은 새벽 2시까지 운영된다. 업계 최초 심야면세점이다.
이 부사장은 "오후 9시 이후 활성화되는 상권을 가진 동대문지역 특성을 반영해 심야면세점을 운영하게 됐다"면서 "실제 심야시간 영업이 얼마의 효과를 낼지 단정할 수 없지만 두산타워 패션몰의 경우 오후 9시 이후 매출이 전체 30%를 차지하는 만큼 면세점도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야시간 영업은 그만큼 두타면세점의 핵심이다. 부엉이를 활용한 박 전무의 홍보 전략에 두산 안팎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산 관계자는 "심야 면세점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부엉이를 활용한 것으로 안다"면서 "두타면세점의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오픈 행사 후 두타면세점은 두산타워 광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부엉이 모양 풍선을 나눠줬고, 일부 시민들은 부엉이 캐릭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