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진희 기자] 삼성중공업이 오늘(18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한다. 삼성중공업의 자구안 제출은 외환위기 이후 삼성 계열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채권단에 구조조정안을 제출하는 사례로, 계획안에 담길 인력감축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채권단이 요구한 자구안을 이날 제출한다. 산은은 지난달 29일 삼성중공업에 자구계획 자료제출을 요청했고, 지난 12일에는 이동걸 산은 회장이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직접 만나 조속히 자구안을 마련하고 경영진단을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처럼 채권단 지원을 받지 않는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주채권은행에 자구계획을 제출하고, 주채권은행이 선제적인 채권관리 차원에서 자구계획을 집행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매출 2조5301억 원, 영업이익 61억 원, 당기순이익 159억 원의 실적에 그쳤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76.8%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자구안에는 거제삼성호텔 매각 등을 포함한 1700억 원대의 부동산 매각, 두산엔진 지분 전량 매각 등 500억 원의 유동성 확보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거제삼성호텔은 거제조선소에 체류하는 선주와 선급 관계자들을 위해 건립한 숙박시설이나 수주 가뭄에 수요가 줄면서 이용 고객마저 감소해 유지비용 절감차원에서 매각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내놓을 인력감축 규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황이 악화된 이후 인력감축을 추진해, 2014년 500명, 지난해 1000명이 짐을 쌌다. 때문에 올해 역시 인력을 감축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해 촉각이 모아지는 것.
일각에서는 일단 정부가 삼성중공업에 추가 인력감축 등 강력한 자구안을 주문한 만큼, 내부적으로 조직을 축소하고 인원감축 규모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지난 3월1일자로 생산부문장을 신설하고 김종호 전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장을 생산부문장에 선임했는데, 김 사장은 현재 삼성전자에서 파견을 나온 상무급 1명과 간부급 부장·차장 10여 명과 함께 주도적으로 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중복되는 사업과 불필요한 부서 등을 골라내면 부서통폐합과 조직개편을 통해 인력감축 규모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시 희망퇴직과 임원 감축을 통해 자체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정부가 삼성중공업의 강력한 경영정상화 대책과 구조조정을 주문한 만큼 인력감축 계획도 자구계획안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하지만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10일 고용보장을 전제로 한 임금동결 방안을 회사에 제시했다. 회사가 일자리를 보전해주면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