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진의 게임카페] ‘김치 게임’ 꼬리표가 뼈아픈 이유

넥슨·넷마블게임즈·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 빅3’가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 공략 성과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시장 포화로 해외진출에 눈길을 돌리는 업체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더팩트DB

‘글로벌 성장 게임업계’ 안심하긴 이르다

[더팩트 | 최승진 기자] 넥슨·넷마블게임즈·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 빅3’를 비롯한 주요 게임업체들이 올해 1분기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글로벌 키워드’가 이 같은 실적 성장을 달성하게 만든 견인차 역할을 했다. 국내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앞으로 실적 역시 글로벌 공략이 전체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게임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펄펄 날고 있는 것은 기성세대에게 애물단지로 불리던 게임이 수출 효자라는 방증이다. 산업적인 가치 면에서 보면 ‘미운오리 새끼’가 아닌 ‘백조’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기세대로라면 제2의 게임 한류도 기대된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중국·일본 등 경쟁국들은 ‘한국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히 신흥 호랑이를 자처하는 중국의 추격은 꽤 매섭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모바일 분야에서 우리보다 한발 먼저 유행시키면서 세를 확장시키고 있다.

중국 이용자들 사이에서 우리 게임은 ‘김치 게임’으로 불린다고 한다. 눈에 띄는 콘텐츠 없이 단순히 캐릭터 레벨 업이나 몬스터 사냥만 강조하는 문제점을 비꼬는 말이다. 여기에는 성공을 위해 독불장군식 제품개발을 밀어붙인 결과 공장에서 찍어낸 듯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시장에 넘쳐나는 우리의 현실도 반영됐다.

갈수록 글로벌 시장 공략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혁신’은 지속성장을 위한 대안으로 꼽힌다. 쉼 없이 혁신하고 변화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누려온 성장에 안주해 질적 향상에 둔감하면 결국 낙오될 수밖에 없다.

135년 전통의 필름업계 1위의 글로벌 강자였던 코닥이 혁신을 거부하고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다 몰락의 길을 걸은 사례는 유명하다. 최근 혁신 동력이 식어버린 애플 역시 13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들 업체의 사례는 미래를 내다보는 혁신을 추구하지 못하면 어느 기업이든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우리 게임을 ‘김치 게임’으로 부르는 중국 이용자들의 태도가 못마땅하긴 해도 뼈아픈 지적이다. 한국 게임산업은 재도약과 퇴보의 기로에 섰다. 현재의 성공에 빠져 자만하면 내일이 없다. 1분기 상승 분위기를 연간 실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 우리 게임업계가 ‘혁신’을 이루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hai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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