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그 정도면 괜찮아."
음주운전을 부추겨 함께 자동차에 타거나 음주운전 위험을 인지하고도 술을 판매한 식당 주인 등 13명이 경찰 단속으로 적발됐다.
지난 11일 경찰청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8일까지 2주 동안 전국에서 음주운전 방조사범 13명을 검거하고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음주 전력자 2명의 차량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술을 판매한 식당 주인을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또한, 함께 술을 마신 동료에게 자동차 열쇠를 건넨 직장인, 음주운전을 묵인하고 함께 탄 직장 상사도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됐다.
음주 운전자는 경찰이 음주측정기를 통해 혈중알코올 농도 수치로 처벌하고 있다. 직접 운전을 하지 않은 동승자나 술을 판 술집 주인에 대한 처벌 기준은 무엇일까. 다소 애매할 수 있는 '음주운전 방조' 기준을 'FACT체크'로 풀었다.
√ FACT 체크 1=경찰의 음주운전 방조,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나?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음주운전 방조죄로 기소된 동승자는 96명이다. 이 가운데 89명은 벌금형, 5명은 집행유예를 받는 데 그쳤다. 주류 판매자 처벌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지난달 24일 '음주운전사범 처벌 및 단속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동승자와 주류 판매자 처벌 확대, 사망 사고 구형 기준 강화,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 몰수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초동수사 단계부터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적극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음주 사실을 알고도 차 열쇠를 넘기거나 운전을 권유한 동승자는 음주운전 방조범 또는 음주교통사고 공공정범으로 처벌받는다.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기 어렵거나 음주운전이 불가피한 상황인데도 술을 판매한 사람도 처벌 대상이 된다.
그러나 술을 함께 먹었다거나 술을 팔았다고 해서 무조건 처벌하지 않는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단속 현장 상황과 구체적인 정황에 따라 동승자나 술 판매자 등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FACT 체크 2=음주운전 경력 있는 운전자에 대한 처벌은?
검찰은 사망 사고를 낸 음주 운전자는 살인죄에 준하는 처벌을 한다.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최소 3년 이상의 징역형을 구형한다. 비난 가능성 등 가중 요소가 있으면 징역 5년, 사망자가 많을 경우 징역 7년 이상 구형할 방침이다. 사망사고가 아니더라도 4주 이상의 피해를 내면 재판에 넘긴다.
검찰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1% 이상의 만취 운전자의 경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보다 형이 무거운 위험운전치사상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음주운전 사고로 사람이 다쳤을 때 교통사고 특례법을 적용하면 법정형이 5년 이하 금고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의 형을 받지만,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죄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3000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높아진다.
특히 음주운전 전력자가 음주 사망사고를 일으키거나 5년 안에 다섯 번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현장에 차량을 빼앗는다. 몰수한 차량은 국가에 귀속된다.
음주운전은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무고한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범죄이지만 그동안 벌금형 위조로 다소 미온적인 처벌이 내려져 왔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 본인과 방조자에게 엄정하게 대응해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