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진희 기자] 한국거래소가 지난 3월 코스닥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코데즈컴바인 주가 이상 급등에 대해 주가 조작이나 시세조종 세력 개입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뒤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또다시 이상급등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는 또다시 부랴부랴 코데즈컴바인의 거래를 정지하고, 매매거래 정지 기간을 대폭 늘리는 내용의 추가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재차 미숙대응을 보이고 있는 한국거래소에 비난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데즈컴바인 사태는 미국 나스닥을 본떠 출범 20주년을 맞은 코스닥 시장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 준 사건”이라면서 “이 사건을 통해 코스닥 시장의 취약한 안정성과 거래소의 신뢰가 동시에 흔들렸다”고 비난했다.
11일 한국거래소는 12일부터 거래 내용이 현저히 공정성을 결여할 우려가 있는 종목의 매매거래 정지 기간을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5거래일 이내의 기간으로 늘리는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종전에는 1일간 해당 종목의 매매를 정지했었다.
이번 조치는 코데즈컴바인이 9일 상한가로 치솟은 데 이어 10일도 장중 28%대로 급등했다가 11.95% 상승 마감한 점을 고려한 대책이다. 주가 이상급등으로 코데즈컴바인은 9일 코스닥 시가총액 6위에서 4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10일에는 동서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11일 하루 코데즈컴바인 매매를 정지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최근 거래 내용이 현저히 공정성을 결여할 우려가 있다”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코데즈컴바인의 매매 거래를 정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거래소가 지난 3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데즈컴바인 주가 이상급등에 대해 추가적인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코데즈컴바인 사태가 한국거래소의 관리 소홀 책임과 안일한 대응의 탓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 코데즈컴바인 사태에 대해 조사를 펼친 결과에 대해 입장을 내놔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코데즈컴바인 주가의 이상 급등 사태를 면밀히 살펴봤지만 주가조작이나 시세조종 세력의 개입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지난 3월2일 종가 기준 2만3200원에서 3월16일 장중 18만4100원까지 10거래일 만에 8배 가량으로 뛴 과정에 작전 세력이 개입했는지를 ‘면밀히’ 조사했지만 시세조종 등의 정황은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코데즈컴바인의 유통물량이 적어 작은 매수세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품절주’ 효과와 이 종목이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 편입되는 이벤트가 더해지면서 빚어진 해프닝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한국거래소의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면서 “9일에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또다시 상한가로 직행하겠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결국 황금연휴를 마친 9일 이 같은 재료가 주가에 반영되며 한동안 잠잠했던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가 또가격제한폭까지 치솟자 거래소는 장 마감 후 뒤늦게 코데즈컴바인의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국거래소는 해명자료를 통해 “코데즈컴바인의 주가 변동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집중 주시하고, 특정 이상 계좌에 대해서는 신속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대주주의 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풀리는 6월까지 감시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지난달에도 코데즈컴바인의 단일가 매매 방식을 섣불리 해제해 주가가 다시 상한가로 치솟는 상황을 만드는 등 코데즈컴바인 사태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는 7월 코스닥시장이 열린 지 20주년이 되지만 여전히 시장이 취약해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현상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 중심에는 한국거래소의 안일한 대응과 관리 소홀이 있다”면서 “코데즈컴바인 사태에 대해 투자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한국거래소가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