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면치 못하는 글로벌 SPA 브랜드 '매년 실적 악화'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실적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패션 브랜드의 증가와 소비심리 위축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국내 소비 시장의 둔화로 패션 업계가 침체기를 겪고 있다. 특히 과거 높은 인기를 끌었던 자라, H&M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잇달아 낮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국내 시장 내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라리테일코리아(자라)가 약 79억60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자라가 한국에 들어온 이후 9년 만에 처음 기록한 적자 실적이다.

지난 2007년 롯데쇼핑과 손을 잡고 한국에 들어온 자라는 첫해부터 흑자를 기록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한국에 들어온 후 자라는 2008년 13억 원, 2009년 36억 원을 기록했다. 자라는 계속된 성장세를 보이며 2012년에는 46억 원, 2013년 52억 원, 2014년에는 8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장 역시 2014년 40개에서 지난해 43개로 늘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자라의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고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탄탄대로를 걷던 자라의 입지가 흔들거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 부진을 겪고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가 자라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글로벌 SPA브랜드들의 부진은 약 2년전부터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 서울 명동에 첫 매장을 오픈한 미국 SPA 브랜드 ‘포에버21’은 지난해 11월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매장을 경영난으로 폐쇄했다.

지난 2009년 제일모직과 손을 잡고 한국에 들어온 브랜드 '망고'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망고는 2012년 제일모직이 자체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준비하면서 3년 만에 계약관계를 청산하고 본사에서 직접 한국 시장 관리에 나섰다. 그러나 망고는 계속된 사업 부진으로 매장을 철수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는 7개 매장만 운영되고 있다.

명품브랜드들과 콜라보를 진행하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H&M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H&M는 지난 2013년 약 50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렸지만 이후 2014년 26억 원, 2015년 31억 원 등으로 실적이 반토막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부진을 국내 SPA 브랜드들의 성장 및 대형마트 등에서 출시하고 있는 자사 브랜드 상품 등이 증가하면서 시장이 좁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SPA 브랜드의 성공으로 국내 의류업체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SPA 브랜드를 출시했고, 가격 면에서도 글로벌 브랜드들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 잡고 있다"며 "아울러 최근에는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도 자사의 브랜드로 의류 상품을 출시하는 추세로, 글로블 SPA 브랜드들의 약진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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