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형 ISA 온라인 가입, 우려 속 촉매제 될까?

금융 당국이 18일부터 일임형 ISA에 한해 온라인 가입을 허용키로 했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 속 가입의 편의성 제고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비대면 일임형 ISA', 불완전판매 vs 편의성 제고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은행권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로 '2차 전쟁'이 예고된 가운데 금융 당국이 일임형 ISA의 온라인 가입을 허용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 가입 허용으로 인해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가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전날 금융위원회는 18일부터 일임형 ISA에 한해 온라인 계약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투자일임 계약에 대해서는 대면을 통해 반드시 신분 확인이 이뤄졌어야 했지만, 모델 포트폴리오 활용으로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해 허용키로 한 것이다.

지난 11일 은행권이 일임형 ISA를 출시하면서 금융권의 'ISA 2차전'이 예견된 가운데 온라인 가입 허용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에 따라 과당 경쟁으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도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권은 ISA 출시 전부터 고액의 경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를 현혹한다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은행권을 중심으로 주먹구구식 가입이 진행돼 불완전판매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1만 원만 예금해놓은 이른바 '깡통계좌'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때문에 가입을 위해 기본 30~40분 이상이 소요되는 일임형 ISA가 온라인으로 구현될 경우 불완전판매의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출시에 맞춘 온라인 가입 허용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지난달 14일 ISA 출시 시작과 함께 증권사가 일임형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으나 1개월 동안 대면 계약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은행권에 비해 점포 수가 현저히 밀리는 증권사에 온라인 가입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긴 하나 다소 늦은 허용이 아쉽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신탁형 상품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는 일임형 상품 가입이 활성화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일임형 상품이 가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지점에 방문할 시간이 없는 바쁜 직장인 등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가입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에서다.

실제로 일임형 상품은 신탁형 상품에 비해 가입자 수가 크게 밀린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ISA 출시 4주간(4월 8일 기준) 139만4287계좌가 계설됐다. 이 중 신탁형은 137만4231명, 일임형은 2만56명이다. 이 기간에 증권사만 일임형을 판매하고 있긴 했으나 증권사의 실적만 살펴봐도 전체 12만6914계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8%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 당국 또한 직장인과 청년층 등의 가입 편의성이 제고돼 안착되고 있는 ISA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가적인 상담이 필요할 경우 내방 외에도 콜센터나 실시간 채팅 등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임형 ISA의 온라인 가입은 판매 실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온라인을 통한 가입은 대면을 통해 직접 상담을 받는 것과는 차이는 있어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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