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경비원 폭행 사건으로 '갑질 논란'에 휩싸인 정우현 MPK그룹 회장이 사건 피해자와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보여주기식 사죄"에 불과하다는 누리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팽배하다.
정우현 회장은 9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정우현 회장은 경찰 조사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잘못된 처신으로 인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건물 경비원께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리며 이번 일로 분노하신 국민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피해자를 찾아뵙고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일 근심하며 살아가겠다"며 거듭 용서를 구했다.
이날 3시간여 동안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정우현 회장은 지난 7일 피해자 경비원 황 모 씨를 찾아가 직접 사과했지만, 합의를 이루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일주일여 만에 국민 앞에서 용서를 구한 정우현 회장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정우현 회장의 사과발표 이후 다수 매체에서 관련 기사를 쏟아냈고, 기사는 물론 온라인 포털게시판 등에는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천여 개에 달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경찰서에 자진 출두한 정 회장의 행보에 일부 누리꾼들은 "보여주기식 사과다(suga****)" "국민 앞에 사과할 문제가 아니라 죄 없이 폭행을 당한 피해자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는 것이 순서다(sjm0****)" "와 닿지 않는다. 악화한 여론을 의식한 일종의 퍼포먼스라는 생각만 들 뿐(tlqk****)" "처음부터 이런 만행을 저지르지 않았어야지. 입으로만 사과한다고 결과는 달라지 않는다(2310****)" 등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MPK그룹을 이끄는 정우현 회장 개인을 넘어 재벌가에 만연해 있는 권위의식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또다른 누리꾼은 "이런 일이 과연 미스터피자에서만 있었을까. 이미 언론에서 보도된 재벌가의 '갑질'만 해도 수두룩하다. 그들 스스로 자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vfl****)" "몽고식품, 미스터피자, 대림산업, 현대비앤지스틸 등 이들 기업 오너 또는 오너 일가의 도덕 관념은 초등학생보다 뒤떨어진다(cyma****)" "국민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가맹점주의 노력이 더해져 지금의 부를 누린 사람들이 오로지 자신의 능력으로 회사 오너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잘못됐다(mmms****)"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우현 회장이 저지른 행동을 생각하면 '불매운동'보다 더한 행동도 하고 싶지만,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가맹점주들을 생각하면 무작정 불매운동을 하는 것만도 능사는 아닌 듯싶다(bori****)" "만약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문을 닫는 가맹점들이 속출한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MPK그룹과 정우현 회장이 짊어져야 한다. 잘못은 위에서 하고 그 피해는 가맹점주들과 그 직원들이 져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whrk****)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경찰은 이날 정우현 회장에게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감금이나 상해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현 회장에게 감금·상해 혐의가 적용된다면 피해자 황모 씨와 합의가 성사돼도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