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하고 차분하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1주기 추모식

고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의 제1주기 추모식이 9일 오전 충남 서산시 음암면 고인의 묘역에서 열렸다. 성 전 회장의 장남 승훈 씨가 술잔을 올리고 있다. /서산=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서산=장병문 기자]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의 제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9일 오전 11시 30분께 충남 서산시 음암면 성 전 회장의 묘역에서 진행된 추모식에서 고인의 가족을 비롯해 김재실 전 경남기업 사장, 대아그룹 황영욱 부회장 등 기업 전·현직 관계자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정계인사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고인의 동생 성일종(제20대 총선 충남 서산 새누리당 후보)씨도 불참했다.

성 전 회장의 1주기 추모식은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추모객들이 속속 참석하면서 묘역 주변을 가득 메웠다. 김창영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추모사로 식이 진행되자 일부 방문객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성 전 회장의 장남 승훈 씨는 "기업인이나 정치인이기 전 아버지로서 따뜻하신 분"이라며 "추모식을 통해 아버지께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가수 임재범이 부른 '아버지'가 흘러나오면서 성 전 회장의 추모식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고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의 제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추모객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산=임영무 기자

고인은 1951년 8월 20일 서산에서 출생했다. 1984년 대아건설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경남기업 회장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선진통일당 원내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9일 등산을 간다며 집을 나선 뒤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지난해 4월 6일 성 전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성 전 회장은 9일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날 선친이 돈을 건넨 것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에 대해 아들 승훈 씨는 "재판에 관심이 없다. 다만 경남기업이 어려워진 것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죽기 전 남긴 메모지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10만 달러), 허태열 전 비서실장(7억 원), 홍문종 의원(2억 원), 유정복 인천시장(3억 원), 서병수 부산시장(2억 원), 이완구 전 국무총리(3000만 원), 홍준표 경남지사(1억 원) 등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들 중 이 전 국무총리와 홍 도지사만 재판정에 섰다.

고인이 일군 경남기업은 2012년 시공능력평가 14위까지 올랐으나 잇단 워크아웃과 해외자원개발 실패, 성 전 회장의 자살 등이 이어지며 지난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경남기업은 현재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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