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작품 출시 3일 만에 100만 돌파…빠른 해외공략 행보에 경쟁사 긴장
[더팩트 | 최승진 기자] 게임 공룡 닌텐도가 첫 모바일게임을 출시한지 3일 만에 가입자 수 100만 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를 두고 모바일 시대를 맞아 고전해왔던 이 회사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새로운 기지개를 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닌텐도는 최근 자사 모바일게임 ‘미토모’(Miitomo) 공식 트위터를 통해 출시 3일 만에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닌텐도의 주가는 지난 22일 일본 주식시장에서 8.2%나 급등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출시된 ‘미토모’는 기존 닌텐도 게임기에서 사용하는 아바타 ‘미’(Mii)를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이다. 칼과 방패를 들고 괴물들을 물리치면서 성장하는 역할수행게임(RPG)과 달리 다른 사용자와 소통하는 커뮤니티에 방점을 둔 점이 특징이다.
‘미토모’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추락과 도약의 기로에 선 닌텐도의 부활을 견인해야 하는 중책을 맡은 작품이다. 닌텐도는 게임기 ‘닌텐도 DS’와 ‘닌텐도 위’ 등으로 제2의 전성기를 일궜지만 요 몇 년 사이 스마트폰 게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닌텐도 게임 ‘두뇌 트레이닝’의 빈자리를 ‘모두의마블’ ‘프렌즈팝’ ‘애니팡2’ 등 토종 모바일게임이 채우고 있다.
닌텐도는 1년 전 일본 모바일게임 업체 디엔에이(DeNA)와 자본‧업무 제휴를 맺고 스마트폰용 게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미토모’는 이들 업체의 첫 번째 협력 산물이다. 그동안 다른 플랫폼으로 자사 게임을 선보인 적이 없는 닌텐도의 이번 결정은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체질 변화가 그만큼 절실했다는 것의 방증이다.
게임업계에선 닌텐도가 ‘미토모’로 모바일게임 가능성을 확인 한 뒤 자사 유명 지적재산권(IP)인 ‘슈퍼 마리오’ ‘젤다의 전설’ 등을 앞세운 새로운 모바일게임으로 본게임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닌텐도는 이달 말까지 16개국에서 ‘미토모’를 출시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 게임에선 일본어를 포함해 8개 언어를 지원한다. 기획 초기부터 글로벌을 목표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첫 번째 공략 지역은 서구권으로 보인다. 이 게임의 현재 지원 언어가 일본어를 제외하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서구어란 이유에서다.
닌텐도가 해외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던 업계 일각에선 예상을 깬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잠자던 게임 공룡이 모바일에 눈을 뜨게 돼 안 그래도 치열한 시장 상황이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토모의 경우 대표 지적재산권을 활용하지 않아 예상보다 빠르게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