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된 지 3년 된 내 차, 중고차 시세는 얼마나 될까?

2013년 출고된 국내 차량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SUV 싼타페 DM 2.0 2WD 프리미엄 모델이 가장 낮은 감가율을 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중고차의 잔존가치는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기준이 된다. 운전자들은 2~3년간 차를 타보면서 느끼는 차량 성능과 고장, 유지비용 등을 고려한 잔존가치가 다음번 신차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중고차 가치는 새 차를 산 뒤 가격이 내려가는 정도를 수치로 표시한 감가율로 판단할 수 있다. 감가율 50%는 신차 가격에서 반값이 됐다고 보면 된다.

보통 업계에서는 3년이면 차는 반값이 된다는 말을 한다. 차종마다 다르겠지만 국산차 시세에 대입하면 약간은 과장된 말이다. 2013년 출고된 차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얼마에 거래되고 있을까. <더팩트>가 4일 중고차 전문 기업 SK엔카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식 차량은 최소 25.46%(싼타페 DM 2.0 2WD 프리미엄)에서 최대 48.44%(뉴 체어맨 W CW600 프레스티지)의 감가율을 보이고 있다.

감가율이 가장 낮은 차종은 SUV·RV로 나타났다. SUV·RV의 평균 감가율은 32.32%로 감가율이 가장 높은 경차(39.51%)와 비교했을 때 7.19% 차이를 보였다. 소형차는 37.39%, 중형은 36.98%, 대형은 37.88%의 감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SUV 시장은 전년도보다 33% 급증했다. SUV의 인기가 꾸준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도 SUV의 가격이 많이 내려가지 않고 있다.

감가율 역전 현상이 눈길을 끈다. 신찻값이 비싼 고급차, 배기량은 큰 대형차,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차량의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감가율이 가장 높은 차량은 경차였으며 대형차, 소형차, 중형차 순서를 보이고 있다.

경차 가운데 기아자동차 레이 프레스티지가 감가율 36.91%, 올 뉴 모닝 럭셔리가 37.35%, 쉐보레 스파크 LT가 44.26%를 나타내고 있다. 모닝과 스파크의 경우 신형 모델이 출시되면서 감가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소형차 부문에서는 현대자동차 i30가 30.34%로 가장 낮은 감가율을 보였다. /더팩트 DB

소형차 부문에서는 i30 1.6 GDI가 30.34%로 가장 낮은 감가율을 보였으며, 그다음으로 더 뉴 아반떼 1.6 GDI 모던(30.38%), 올 뉴 프라이드 1.6 GDI 프레스티지(31.10%), K3 럭셔리(35.01 %), 쏘울 1.6 GDI 럭셔리(35.88%), 크루즈 1.8 LTZ+(36.83%), 엑센트 1.6 GDI 프리미엄(36.99%), 벨로스터 1.6 GDI 유니크(39.18%), 포르테 쿱 1.6 GDI 프레스티지(40.96%), 아베오 세단 1.6 LT(40.97%), 뉴 SM3 RE(44.39%), 포르테 1.6 GDI 프레스티지(46.72%) 순이다.

중형차 부문에서는 더 뉴 K5 노블레스가 29.26%로 가장 낮은 감가율을 보였으며, 뉴 SM5 플래티넘 LE가 41.73%로 감가율이 가장 높았다. 그 외에 i40살룬 1.7 VGT 모던이 34.70%, 말리부 2.0 LT 디럭스팩 35.85%,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CVVL 모던 37.40%, 쏘나타 하이브리드 2.0 프리미엄 39.94%, K5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 40.03% 등의 감가율 나타내고 있다.

준대형차 시장에서 독주를 달리고 있는 그랜저 HG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가 그대로 이어져 20%대의 낮은 감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랜저 HG 24 모던의 경우 26.63%의 감가율을 기록했으며, 경쟁 차종인 더 뉴 K7 2.4 GDI 프레스티지 스페셜은 30.95%를 보였다. 제네시스 BH330 프리미엄 기본형은 35.79%, K9 3.3 GDI 프레스티지는 35.92%, 알페온 EL300 슈프림은 36.71%, 올뉴 SM7 RE는 41.19%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가의 고배기량인 에쿠스 VS380 프레스티지는 47.41%, 뉴 체어맨 W CW600 V프레스티지는 48.44%로 절반에 육박하는 감가율를 기록했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1200~1300원대의 저렴한 휘발유 가격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 그랜저와 K7 등 대형차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올 뉴 모하비가 출시됐지만, 중고차 시장에서 구형 모하비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3년형 모하비의 감가율은 26.18%다. /기아자동차 제공

싼타페와 모하비, 쏘렌토R 등의 SUV는 30%를 넘지 않은 감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감가율 25.46%의 싼타페 DM 2.0 2WD 프리미엄은 2205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감가율 26.06%의 뉴 투산 ix 2WD 모던은 1915만 원, 감가율 26.18%의 모하비 4WD KV300은 3350만 원, 감가율 26.96%의 뉴 쏘렌토R 2.0 2WD TLX는 2100만 원, 감가율 27.09%의 그랜드 카니발R 11인승 최고급형은 2070만 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LPG 모델인 뉴카렌스 LPI 2.0 GLX 최고급형은 42.69%의 높은 감가율을 보인다.

SK엔카 관계자는 "신차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서도 SUV 인기가 계속되면서 전 차종을 통틀어 가장 낮은 감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SUV·RV 위주로 감가율이 낮은 편"이라며 "차를 구매할 때 개인의 예산이나 중고차 감가율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구매 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angbm@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