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화성=권오철 기자] "윤길자는 화성교도소보다 시설이 더 좋은 A교도소에서 이송돼 왔다."
22살의 꽃다운 나이에 죽어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의 피해자 하 모 씨의 어머니인 설 모(64) 씨가 집에서 쓸쓸히 숨진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사건의 주범인 구 영남제분 회장 배우자 윤길자(71)씨가 쾌적한 환경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교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전에는 화성교도소보다 더 나은 곳에서 복역했다고 이 같이 말했다. 사실상 특혜가 아니라는 간접적인 반박인 셈이다.
윤 씨는 지난 2004년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으나 의사를 매수, 허위진단서로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고 6년간 병원에서 호화생활을 한 전력이 있어 이번 윤 씨의 특정 교소도 생활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커져가고 있다.
특히 윤 씨가 수감돼 있는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수형자가 사회 복귀를 위한 직업훈련을 하는 곳으로서, 모범수만 선발돼 들어갈 수 있다고 알려져 무기수인 윤 씨의 수감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일었다.
<더팩트>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윤 씨가 수감돼 있는 화성교도소를 27일 직접 찾았다.
화성교도소 외관은 일반 교도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대한 철문이나 높은 담벼락이 아닌 구청과 같은 관공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교도소라는 장소가 주는 위압감은 한결 덜했다. 곳곳에 잔디가 깔려 있고 야외에 미술품까지 전시돼 있어 마치 공원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는 면회객들도 눈에 띄었다.
'윤 씨가 있는 교도소 내부는 어떨까?'
2009년 신설된 화성교도소는 전 수용동에 난방시설이 완비돼 있는 최신 교정시설이다.
직업훈련 교정시설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올해 제과제빵, PC정비, 자동차 정비 등의 기술을 익힌 1400여 명의 수감자를 배출할 계획이다.
수형자들이 형을 마치고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화성교도소의 주요 기능이다. 출소 직전의 모범수들이 직업교육을 받기 위해 화성교도소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는 평생을 감옥에서 살아야 하는 무기수인데 어떻게 사회 복귀를 위한 직업훈련 교도소에 수감됐을까? 게다가 윤 씨가 정말 모범수인가?'
기자가 만난 화성교도소 관계자는 이 같은 질문 세례로 하루 종일 곤욕을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윤길자 씨가 이곳에 수감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여기에는 모범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윤 씨의 모범수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이어 "무기수도 20여 명이 있다"며 "직업훈련을 하는 인원이 전체의 반을 차지하고 미결수와 이송대기자, 일반수형자 등이 나머지 반이다"고 설명했다. 또 70살이 넘은 윤 씨는 교육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아울러 그는 "시설이 좋은 것은 맞다"면서 "새로 지은 지 몇 년 안 된 교도소기 때문에 수십 년 된 교도소에 비해 좋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윤 씨는 어떻게 쾌적한 시설의 화성교도소로 이감될 수 있었을까?
법무부는 관계자는 "(윤 씨는) 직업훈련 대상 수형자가 아닌 일반 수형자로서, 관련 규정에 따른 처우 등급과 수용 여건 등을 고려하여 해당 교도소에 수용돼 있다"고 설명했다.
취재결과 윤 씨는 화성교도소에 이송되기 전에도 좋은 환경의 교도소에 있었던 것으로 관측됐다.
교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윤길자는 화성교도소보다 시설이 더 좋은 A교도소에서 이송돼 왔다"고 말했다. A교도소는 전국 38개 교도소 중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 씨가 최초 복역했던 여주교도소 역시 국내 최신 교정시설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쾌적한 환경의 교도소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윤 씨의 수형생활에 대한 의혹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