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와 ISA 하라’ 광고도 재개
[더팩트│황진희 기자] 재테크 시장의 지각변동을 몰고 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행을 코앞에 두고 증권사들이 초기 고객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21개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와 ISA 하라’는 내용의 홍보동영상을 7년 만에 공동 제작할 만큼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22일부터 증권사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계좌 개설이 가능한 비대면 실명확인 업무 시행을 앞두면서 온라인 고객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고객과의 접점이 많은 은행과 경쟁에서 열세인 영업망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으로, 증권사들은 다양한 사전 예약 이벤트 등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18일 금융위원회는 증권사 등 제2금융권 회사도 22일부터 비대면 실명확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비대면 실명 확인은 금융소비자가 예금·증권 등 상품에 가입할 때 금융사 점포를 방문하지 않고 영상 통화 등의 수단을 통해 실명을 확인하는 제도다. 은행권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허용돼 다수 은행이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는 다음 주부터 비대면 실명 확인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중 비대면 실명 확인을 가장 먼저 시행하는 키움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직원이 고객과 영상 통화하면서 육안으로 신분을 확인하는 방법과 타 금융사에 개설된 계좌에서 소액을 이체하도록 하는 방법 등을 비대면 실명 확인 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애초 금융위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으로 비대면 실명 확인을 확대하는 시기를 3월로 계획했으나, 최근 시행 시점을 다소 앞당기도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도입되는 ISA의 판매에서 경쟁 상대인 은행권보다 판매 채널이 적다는 증권사들의 불만을 보완하기 위해 비대면 실명 확인을 적극 활용키로 한 것.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은 오는 22일부터 고객이 점포를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계좌를 계설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한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온라인으로 고객 유치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증권사들의 판촉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ISA 계좌 가입을 위한 상담예약을 미리 하고, 이후에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연 3.5% 금리의 특판RP(환매조건부채권)를 제공하기로 했다. 만기는 3개월이고 ISA나 비과세 해외펀드에 납입하는 금액의 10배까지 RP에 가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ISA에 2000만 원, 비과세 해외펀드에 3000만 원을 가입하면 거치 금액의 10배인 최대 5억 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내건 증권사들도 있다. 삼성증권은 홈페이지와 ISA 상담 전용전화를 통해 ISA 관련 상담을 한 투자자 선착순 1000명을 대상으로 음료 기프티콘을 지급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오는 6월까지 ISA 상담 예약을 한 투자자에게 커피 기프티콘을 증정하기로 했다. ISA에 가입하는 투자자에겐 최대 5만 원까지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하이투자증권은 ISA나 해외주식펀드 가입을 사전예약한 투자자 1500명에게 5000원 상당의 사은품을 제공하고, 계좌까지 개설한 투자자 1000명에게 5000원의 상품권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ISA 계좌 상담 예약을 받고 있는데, 예약을 한 투자자 중 선착순 2000명을 대상으로 가입금액의 1%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다음 달 14일까지 하기로 했다. 만약 투자자가 키움증권 ISA 계좌에 300만 원을 넣으면 3만 원을 돌려준다는 뜻이다. 이벤트는 최대 300만 원까지 적용된다.
한편 ISA는 계좌 하나에 예ㆍ적금, 펀드,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5년 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의 합계액에 대해 200만원까지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1인당 1계좌만 개설할 수 있고, 가입기간동안 묶어놔야 절세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도 금융사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금융사도 초기 고객유치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