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카드업계 불황 속 공격적인 전략 통할까?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기업계 카드가 카드업계 불황 속 은행계 카드에 밀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카드가 2위인 국민카드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매각설 등으로 잡음이 많았음에도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올해 2위 자리에 오를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카드사 실적 발표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6948억 원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2위 싸움'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3337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 2위인 국민카드(3550억 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1000억 원 이상 차이 나던 실적이 2년 만에 200억 원대로 줄어든 것이다.
삼성카드는 2013년과 2014년 순익을 각각 2732억 원, 2875억 원(삼성화재와 제일모직 주식 매각으로 인한 수익 제외)을 기록하며 지난해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민카드는 2013년 3844억 원에서 2014년 3327억 원을 기록하며 3000억 원대 중반에 머물러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매각설로 시끄러운 한 해를 보냈다. 삼성카드가 NH농협지주에 매각된다는 보도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우샤오후이 중국안방보험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매각설이 큰 이슈가 됐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의 부인에도 매각설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았다.
때문에 올해 초 삼성카드 주가는 1년 새 최저치인 2만8150원에 머무르는 등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매각설로 신뢰도가 하락했을 것이라는 추측과 달리 실적은 오히려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28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전량 매입하면서 매각설이 불식됐고, 올해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삼성카드는 고객 확대를 위해 최근 SC은행과 제휴를 맺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지난 17일 SC은행과 공동 금융상품 개발 및 협력 마케팅에 관한 포괄적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SC은행이 기존에 발급하던 카드 외에 삼성과 제휴카드를 발급하면서 사실상 카드 사업 부문을 삼성카드와 융합된 형태로 운영하게 된 것이다.
단순한 제휴카드 발급을 뛰어넘어 판매망을 공유하고 공동마케팅을 벌이는 등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처럼 은행에서 전업계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도 하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와 SC은행은 판매망을 공유해 제휴 카드와 중금리 대출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보인다"며 "지점망이 취약한 삼성카드는 250여 개에 달하는 SC은행의 지점을 활용할 수 있어 적은 비용으로도 효과적으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탄탄대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에 따라 카드사 수익성 악화는 예견된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연 매출 2억 원 이하의 영세·중소가맹점과 연 매출 10억 원 이하의 일반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각각 0.7%, 0.3%포인트 내렸다. 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영세·중소가맹점 4800억 원, 일반가맹점 1900억 원 등 약 6700억 원의 수익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카드의 업계 2위 수성 의지도 만만치 않다. 국민카드는 최근 흐름에 맞춰 실적이 좋지 않은 카드 상품은 정리하고,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최근 혜담(I), 스타, 스타맥스 카드, 이레저, GS&POINT, SK스마트, GS칼텍스, 해피오토, T보너스, 레일에어 등의 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반면 삼성페이와 손 잡고 'KB국민코바일 101카드', 유니온페이인터내셔날 등과 협력해 '유니온페이 모바일 카드' 등을 출시했다.
이처럼 카드업계의 불황 속 '2위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삼성카드의 자리 선점은 더욱 중요하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수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불황이 예상돼 카드사의 전략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며 "삼성카드의 실적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올해 SC은행과 협약 등을 통해 공격적인 영업을 한다면 호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