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日 롯데홀딩스 우호지분 54.9% 추산
[더팩트 | 변동진 기자]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로 본인을 지지한다는 영상과 지난해 알려진 바 있는 조치훈 9단과의 바둑 대국 등을 연이어 공개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들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구조를 고려하면 우호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신동빈 회장이 절대 유리하다"며 "신동주 회장의 동영상 공개도 재판부가 판단해야 할 일을 외부에 알리는 것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2일 신동주 회장은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개최 요청 및 경영진 교체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신동주 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문제를 조기에 정상화한다'는 명분으로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을 요청하고, 신격호 총괄회장과 본인을 제외한 신동빈 회장 등 7명의 이사 전원 해임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신동빈 회장을 몰아내고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게 SDJ코퍼레이션의 입장이다.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목적으로, 지난 9일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http://www.l-seijouka.com)에 공개한 바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로 본인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동영상을 이날 일본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재계 관계자들은 신동주 회장의 기자회견 및 동영상 공개에 대해 "최종 목적은 경영권 되찾기지만, 쉽지 않을 것"며 "롯데홀딩스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우호지분 50% 이상을 확보한 신동빈 회장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롯데홀딩스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의결권이 있는 지분 기준 광윤사 31.5%, 종업원지주회 31.1%, 3개 관계사 15.6 가족 등 15.2%, LSI 0%, 임원지주회 6.7% 등이다. 이 가운데 신동빈 회장은 개인 지분 1.5%를 포함한 우호지분은 모두 54.9%로 추산된다.
임원 지주회(6.7%), 3개 관계사(15.6%)의 경우 수차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이번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릴 종업원지주회(31.1%) 역시 지난해 8월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사실상 신동빈 회장을 손을 들어줬다.
롯데그룹 측 역시 "종업원지주회의 신동빈 회장 지지는 지난해 8월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주총 당시와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임시주총 요청도 (신동주 회장 측이) 지속적으로 분란을 일으키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반면 SDJ 코퍼레이션은 "광윤사를 포함한 신동주 회장 의결권 지분과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 지분만 합쳐도 60%가 넘으므로,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의 해임을 확신한다"며 "종업원지주회 구성원들이 이미 지난해 벌어졌던 경영권 탈취 과정의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기에 이번 요구할 임시주총을 통해 그 동안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동주 회장 측이 바라는 여론이 형성되지 않고 오히려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SDJ코퍼레이션 측은 '롯데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한 SDJ코퍼레이션의 입장'(http://savelotte.com)이란 사이트에 지난해 12월 4일 조치훈 9단과 신격호 총괄회장 간 바둑 대국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의 이미 조 9단이 신 총괄회장을 방문한 당일 공개됐었던 내용이다.
재계 관계자는 "다음 달 열리는 성년후견인 2차 심리에서 유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한 포석에 불과하다"며 "법정에서 해결해야 할 일을 외부로 노출하는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년후견인 1차 심리에서 양측은 각자의 주장을 밝혔다"며 "재판부가 법적 절차에 맞게 판단할 일을 외부에 알리는 것은 본인이 불리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방증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동주 회장의 지속적인 신격호 총괄회장 영상 공개에 대해 국내 누리꾼들도 "(신동주 회장은) 자기 실력은 안 보여주고 아버지만 물고 늘어지네. 무능력하다(yubi****)", "신동주는 뭘해도 후계자는 절대 못 될 거다(aura****)", "한심하다. 주주총회에서 결정을 해야지. 왜 신격호 총괄회장이 결정하냐(gopb****)", "저 나이 먹고 아직도 아빠타령 하는 거 보면 답이 없긴 없다(daum****)"라며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