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지혜 기자] 삼성카드의 주가가 3개월 만에 24% 가까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카드 매각설이 주가 하락을 이끄는데 큰 영향을 준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카드업계의 불황까지 더해져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개월 사이에 24% 폭락…왜?
21일 삼성카드는 전날대비 300원(0.87%) 오른 2만89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일에는 전장대비 1300원(4.33%) 하락한 2만8700원에 마감한 상황이다.
삼성카드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4일을 기준으로 줄곧 하락세를 걷고 있다. 당시 삼성카드 주가는 3만8850원이었다. 그러나 같은 달 17일 NH농협금융지주에 삼성카드가 매각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후 부터 맥을 못추며 하락세를 걷고 있다.
당시 매각설은 오보로 밝혀졌지만,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우샤오후이 중국안방보험 회장가 회동을 가지면서 다시 한번 매각설이 수면위로 올랐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지분 약 70%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카드를 인수하려는 후보자로 KB금융지주까지 거론되는 등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오면서 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쏠렸다.
삼성카드 매각설이 힘을 얻을수록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쳤다. 실제 삼성카드 주가는 이 부회장의 중국안방보험 회동이 알려진후 최저 수준인 2만815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삼성카드는 2만8000원 수준을 유지하며 무려 3개월 사이에 주가가 약 24%나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직접 나서 매각설을 부인했지만 주가 반등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 지난 11일 원 사장은 “삼성카드는 삼성그룹 관계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삼성페이, 금융복합점포 등 연계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소매금융에 강점을 가진 삼성카드는 그룹 내 금융사업의 포트폴리오에 있어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을 떠나 다른 회사로 매각되는 일은 생각할 수가 없다"며 매각설을 일축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카드업계의 장기불황으로 실적 악화까지 예상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6년도 영업수익은 전년대비 4% 감소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6년 삼성카드의 취급고는 2015년 대비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올해 영업수익은 전년대비 4% 감소할 전망"이라며 "마케팅 비용 감축 노력 등으로 상품자산 대비 판관비용률은 11.9%로 20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3만5000원으로 하향한다고 제시했다.
이 때문에 개미 투자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살려주세요, 이러다가 암 걸릴 것 같아요. 본전 가능할까요? 아니면 손절해야하나요?"(kimd****), "매각설 부인만 하지말고 대책을 내놔봐.(eric****)", "'반토막', 5만4000원에 샀는데 결국 반토막으로 가는구나. 6년을 기다린 대가가 이것이냐(dolp****)" 등의 불안감을 나타냈다.
◆주주환원 정책 강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삼성카드의 주가 하락이 과도한 우려로 저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삼성카드가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도하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말 이후 삼성카드 주가는 25% 하락했다”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실적 우려감, 장기적으로 간편결제 등 핀테크 흐름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위의 요인들이 긍정적이지 않은 재료임은 사실이지만, 현 주가 수준에서는 우려 요인이 과대 평가 및 선반영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높은 자본비율 및 그룹의 주주 환원 비중 상승 기조를 고려하면 주주 친화적인 자본정책 실행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특히 유통주식비율 고려 시 자사주 매입의 실현 가능성이 낮고, 삼성전자 및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71.9%임을 감안하면, 삼성카드의 배당 확대는 현 시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카드는 높은 이익 성장이 전망된다던가 카드업종이 고성장 업종이라던가, 프리미엄을 부여할 수 있는 만큼 자본효율성이 높은 주식으로는 볼 수는 없다"면서도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한 것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보유 지분 매각설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했고 현재 주가 기준으로 당사 예상 배당 수익률은 2015년 4.1%, 2016년 4.4%로 배당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당사의 예상을 뛰어넘어 훨씬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그리고 그 주주환원정책이 일회적인 것이 아니고 지속적 확대가 될 것임에 확신이 생겨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