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사태' 해법은?…'공동 창업주' 원혜영 의원 "안타깝다"

원혜영(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은 12일 해를 바꿔 병신년에도 계속되고 있는 풀무원 사태에 대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 더팩트DB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풀무원 지부 파업이 을미년에서 병신년으로 해를 바꿔가면서까지 계속되고 있다. 12일 현재 풀무원 파업은 131일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2교 북단 철탑 광고탑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던 연제복, 유인종 씨는 건강문제로 고공농성 68일차인 지난해 12월30일 다시 지상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원만한 사태해결을 위한 타협점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풀무원 사측은 한 발 뺀 채 '물류 계열사 엑소후레쉬물류와 노조가 합의할 일'이라며 직접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 반면, 노조는 풀무원이 전면에 나서야 사태가 해결된다고 맞서고 있다.

<더팩트>는 이날 풀무원 공동 창업주 원혜영 더불어민주당(경기 부천 오정구)의원 측에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설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원혜영 의원과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총괄사장은 1984년 유기농산물 및 콩나물·두부 등을 주력 상품으로 하는 풀무원식품을 함께 설립한 친구 사이다. 1987년 원혜영 의원이 정치 입문 계기로 남승우 사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원혜영 의원 측은 "이미 여러 차례 의원님이 원만한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선 바 있다"면서 "(원혜영 의원이) 직접 회사 측에 전화를 걸고 중재안 마련을 독촉했지만 그때마다 풀무원은 '잘 처리하겠다'는 답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의원님은 1996년 풀무원 관련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그 돈을 장학재단에 기부했다"면서 "법적으로나 지분면에 있어서도 풀무원과 전혀 관련이 없지만, 화물연대 노조원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외면할 수 없어 을지로위원회와 공조해 사태 해결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원혜영 의원은 1996년 당시 21억원 상당의 풀무원 지분 매각 자금을 모두 장학재단에 기부했다.

그는 "그럼에도 현재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풀무원 사태가 병신년 새해에도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교착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 더팩트DB

풀무원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9월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화물연대 충북지부 음성진천회 풀무원 분회는 이날 음성 풀무원물류센터 앞에서 무기한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표면상으로 풀무원 물류차량에 '화물연대 스티커' 부착과 차량 도색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면에는 화물연대가 폭로한 친환경 달걀과 그릭요거트의 허위·과장 광고가 있다.

그간 '바른 먹거리'를 내세우며 '착한 기업' 이미지를 쌓아오던 풀무원으로서는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았다.

노조는 물류차량에 현수막 등을 게재해 처우를 개선하려했지만 기업 이미지가 달린 풀무원은 이를 극구 반대했다. 결국 양 측은 평행선을 그었다. 여기에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가세하면서 풀무원 사태는 거센 격랑으로 빠졌다. 파업은 100일 훌쩍 넘겨 계속됐고, 노조는 생계 위협을 풀무원은 기업이미지 타격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풀무원 사태가 12일 현재 파업 131일째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병신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29일 고공농성 6일차를 맞이한 노조원들이 승리를 외치고 있는 모습이다. / 더팩트DB

결국 엑소후레쉬물류는 지난해 12월29일 화물연대소속 지입차주들에게 업무복귀를 호소했다. 호소문에서 엑소후레쉬물류는 "회사와 차주 여러분의 가정 모두에게 고통과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운송거부 사태에 대해 너무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사태가 하루 빨리 마무리돼 모두 밝은 새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업무복귀 조건을 제시했다.

엑소후레쉬물류 측은 이번 파업으로 발생한 직간접 피해비용은 모두 약 26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중 차주의 상황을 고려해 간접 비용을 제외하고 차량 65대 파손 수리비, 운송거부로 인한 용차비와 물량 손실비 등 직접 피해비용은 법과 원칙에 따라 변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업무복귀 호소에 노조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한 노조원은 "다시 옛날로 돌아가느니, 마음이라도 편한 지금이 좋다"고 말했다. 다른 노조원은 "결국 사태 해결의 열쇠는 풀무원이 쥐고 있다"면서 "엑소후레쉬물류가 아닌 풀무원의 남승우 사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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