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지혜 기자] 지난해 카드업계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삼성카드 매각설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올랐다. 지난해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소설같은 이야기"라며 이를 전면 부인했지만 이 '소설같은 이야기'에 구체적인 인수 후보와 인수대금까지 등장하면서 매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우샤오후이 중국 안방보험 회장이 비밀 회동을 가진 가운데 당시 회동에서 삼성카드 매각 문제가 논의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회동 직후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사업구조개편 작업과 관련된 대화가 오고갔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여러가지 정황에 따르면 삼성카드 매각협상을 위한 자리였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이날 회동에는 이 부회장과 함께 사장단 가운데는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동행했다. 삼성카드의 지분은 삼성전자가 37.5%, 삼성생명이 34.44%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계열사 임에도 삼성전자가 최대주주다. 삼성카드의 70% 넘는 지분의 결정권을 가진 이 부회장과 김 사장이 회동에 함께 참석했다는 점이 삼성카드 매각 논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안방보험이 국내 금융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삼성카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했지만 오프라인 인프라가 약하기 때문에 삼성카드를 인수해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회동을 하기 전, 안방보험의 고위 관계자가 국내 금융 당국 관계자를 만나 국내 금융 시장에 투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드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의 이같은 행보가 삼성카드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인수기업으로는 KB금융지주가 꼽히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전에 나섰지만 미래에셋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 때문에 KB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의 실패를 딛고 카드업계 1위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삼성카드를 인수해 기존의 국민카드와 합병한다면, 시장점유율이 단숨에 26.1%로 확대돼 신한카드(19.6%)를 제치고 업계 1위가 될 수 있다.
삼성카드 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구체적인 매각가도 나오고 있다. 현재 삼성카드의 매각 예상가는 현재 약 3조 원 가량이다. 현재 삼성카드의 시가총액이 약 3조6000억 원이므로 지분 72%의 가치는 약 2조6100억 원이 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가격은 3조 원 근처로 치솟아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원기찬 사장의 단호한 부인과 달리 지난해부터 나온 삼성카드 매각설은 사실상 카드업계에서는 기정사실화가 되고 있다"며 "실제 삼성그룹 내에서도 삼성카드의 매각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 올해도 삼성카드가 매각설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