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제2의 한미약품 탄생 가능하다
[더팩트 | 변동진 기자] 지난해 제약업계의 으뜸 주인공은 단연코 한미약품이다. 무려 8조 원에 달하는 6건의 해외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업체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새해 제약업계의 관심은 '제2의 한미약품'이 탄생할 수 있느냐로 모아진다. 주요 제약사들의 신약개발을 위한 국내외 임상이 진행되고 있어 올해도 기술수출계약 낭보가 나올 것으로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기대한다.
증권가 제약담당 분석가들은 올해에도 제약-바이오의 수출신장등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제약업계는 수출 증가, 해외 임상 진전, 업체들의 실적 호전에 따른 주가 상승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수출측면에서 제2 또는 제3의 한미약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회사로는 SK케미칼과 녹십자, 보령제약, 코오롱, 바이로메드 등이 있다.
◆병신년, 해외 수출 증가…새 성장동력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의약품 수출액은 20억7428만 달러로 2014년 대비 32.4%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산업 전체 수출이 2014년보다 7%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약·바이오는 새 성장동력임을 증명한 셈이다.
올해는 10.4% 성장한 25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이같은 긍정적 전망의 바탕에는 제2, 제3의 한미약품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자리잡고 있다.
◆제2 한미약품 후보는?
SK케미칼, 코오롱, 녹십자, 보령제약 등은 그간의 연구개발 노력이 하나둘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지난해 말 호주 CSL사는 SK케미칼이 개발한 혈우병치료제 바이오 신약 ‘NBP601(CSL627)’를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에 시판 허가 신청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품 출시까지 약 8개월~9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글로벌 출시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 역시 지난해 12월 미국 FDA에 혈액제제 품목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또한 보령제약은 지난해 12월 콜롬비아 식약처(INVIMA)로부터 카나브 단일제 120mg 시판을 위한 허가를 취득, 올해 수출이 시작될 것 보인다.
카나브는 현재 중남미 13개국 중 멕시코와 에콰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파나마에 이어서 이번 콜롬비아까지 모두 7개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처방이 이뤄지고 있거나 발매 대기 상태다.
나머지 중남미 국가들에도 올해 발매 허가를 모두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러시아 및 브라질 수출에 대한 진전된 소식이 있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중견 제약업체들의 해외 임상 진전도 주목해야 할 요소다.
코오롱 미국 현지법인인 티슈진은 지난해 5월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티슈진-C)에 대한 미국 임상 3상 진입을 확정했다.
뿐만 아니라 바이로메드는 자사 세포유전자 당뇨병성 신경통증치료제 ‘VM202-DPN’과 허혈성 족부궤양치료제 ‘VM22-PAD’ 모두 미국 FDA로부터 임상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이들 회사는 제품화가 가시화된 파이프라인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더욱 늘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제2의 한미약품 탄생에 대한 기대도 더욱 커지고 있다.
내수시장에 폭발적 성장을 거둘 회사로는 종근당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종근당은 연매출 2600억 원에 달하는 글로벌 제약사 제품의 판권을 획득했다.
종근당은 대웅제약이 판매하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매출 650억 원), 당뇨병제치료 자누비아·자누매트·자누메트XR(1200억 원) 고지혈증치료제 바이토린(700억 원) 등을 올해부터 도입판매한다.
이밖에 지주사 전환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동아쏘시오그룹도 금융투자업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수익성 높은 C형간염치료제가 실적 개선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도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제품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도 국내 제약업계 1위가 유력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