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IT' 스마트워치·간편결제 서비스의 1년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2015년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한 해 동안 IT산업의 원동력이 될만한 각종 신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태블릿 기기가 주목받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웨어러블 기기 등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 중심'의 IT 분야가 새롭게 떠올랐다.
IT 신제품 개발은 이제 우리의 의식주에 변화를 주고 있다. 올해 눈에 띄는 제품군은 단연 '스마트워치'다. '삼성페이'를 필두로 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도 급성장했다. 기업들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이 분야에 대해 '못 먹어도 고'를 외치며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더팩트>는 26일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IT 분야 중 '스마트워치'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난 한 해를 되돌아봤다.
◆ 스마트워치 시장 장악한 '애플워치'…'기어S2'도 무시 못 해
스마트워치가 대중화됐다고 한다면 '노(NO)'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직은 스마트워치 브랜드와 종류가 다양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애플워치'의 등장으로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됐고, 이후 많은 브랜드가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들면서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실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을 개척한 기업은 삼성전자다. 지난 2013년 9월 첫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를 내놓은 데 이어 '기어2', '기어2네오', '기어라이브', '기어핏', '기어S' 등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해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생소했던 이 기기로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기란 쉽지 않았다. 배터리 문제로 대부분 제품이 하루 이상 사용하기 힘들었고 기능도 단순했다. 굳이 거금을 들여 살만큼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말이 정답에 가깝다. 스마트워치의 미래는 어두웠다.
올해 삼성전자는 야심작 '기어S2'를 출시해 역전을 노렸다. '기어S2'는 원형 디스플레이라는 점과 휠을 돌리는 획기적인 조작방식으로 호평받았다. '갤럭시' 기종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전작과 달리 다양한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됐다. 앞으로 아이폰도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어S2'는 올해를 빛낸 스마트워치로 종종 거론된다. 미국 IT 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지난 10일 '2015 베스트 스마트워치'에 '기어S2'와 '기어S2클래식'을 선정했다. 폰아레나는 "쉽고 빠르게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하는 독특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며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모두가 기꺼이 구입해보게 만드는 디자인 잠재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대중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비주류에 머물던 스마트워치를 단숨에 성장이 기대되는 제품으로 끌어 올린 모델은 따로 있다. 주인공은 바로 애플의 '애플워치'다. '기어S2'보다 앞서 출시된 '애플워치'는 이전 제품들의 누적 판매량을 가볍게 제치며 최고의 스마트워치로 떠올랐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가장 인기 있었던 스마트워치는 '애플워치'로 모두 1300만대가 출하돼 61.3%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워치가 320만대(15.2%)로 그 뒤를 이었고, 삼성이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인 타이젠 기반 스마트워치는 170만대 판매되면서 점유율 8.2%를 차지했다. 올해 스마트워치 시장에 뒤늦게 합류한 애플이 압승을 거둔 것이다.
LG전자도 올해 'LG워치 어베인'을 출시해 스마트워치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LG워치 어베인'은 손목시계와 유사한 외형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채용했다. '애플워치'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LG전자는 'LG워치 어베인'의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시장의 뜨거운 경쟁은 201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새로운 스마트워치 '기어S2프리미엄'을 모바일 전략 제품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기어S2프리미엄'은 '기어S2'의 고가형 모델로, 시계 본체 및 스트랩을 고급 소재와 디자인으로 교체해 차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차세대 스마트워치 'LG워치 어베인2'의 글로벌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다. 'LG워치 어베인2'는 현재 하드웨어 결함 문제로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애플도 새로운 스마트워치로 수성에 나선다. 애플은 내년 3월 애플데이에서 '애플워치2'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워치2'에는 페이스타임 기능이 적용된 카메라, 와이파이 기능, 수면 트래킹 기능, 헬스 센서 기능 등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IDC는 연평균 스마트워치 시장 성장률을 42.8%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는 3430만대 수준, 2019년에는 8830만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IDC는 스마트워치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애플워치'지만, LG전자, 모토로라, 화웨이, 에이수스 등 다양한 업체가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들어 점유율을 나눠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 불붙은 '페이 전쟁', 이제 시작이다
전쟁상황을 방불케 하는 경쟁이 예상되는 IT 분야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올해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기업들이 '페이 대전'에 뛰어들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국내에서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는 '삼성페이'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과 구글, LG 등 경쟁사들의 행보도 무시할 수 없다.
'페이 전쟁'의 포문을 연 기업은 애플이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이용하는 '애플페이'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을 영국으로 확대했다. 내년에는 홍콩, 싱가포르, 스페인, 중국 등에도 진출을 노리고 있어 세계 시장을 장악하려는 예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페이'하면 떠오르는 건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의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출시 두 달 만에 100만 사용자를 확보했고, 하루 결제 건수 10만 건, 누적 결제금액 1000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페이'에 교통카드 기능까지 넣었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없이 스마트폰으로 버스, 지하철, 택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페이'는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에만 지원된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중저가형 스마트폰에도 '삼성페이' 서비스를 추가로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9월 미국에서 '삼성페이'를 출시했다. 내년 초까지 진출한다는 목표를 갖고 중국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LG전자도 'LG페이' 출시를 예고했다. LG전자는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가운데 처음으로 '화이트카드' 결제방식을 도입해 '삼성페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화이트카드 결제방식은 화이트카드에 신용카드 정보를 담아 스마트폰과 연동해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LG페이'는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체크카드, 교통카드, 포인트카드 등 고객의 모든 카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구형 카드결제 단말기부터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의 단말기까지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화이트카드를 스마트폰과 따로 들고 다녀야 한다는 약점이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구글의 '안드로이드페이'가 있다. '안드로이드페이'의 장점은 전 세계 11억 명의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NFC 방식을 도입해 '삼성페이'에 비해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외에도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신세계그룹의 'SSG페이', 롯데그룹의 'L페이', 현대백화점그룹의 'H월렛'이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의 모바일 서비스와 연계로 차별성을 높이고 있으며, 유통회사들은 계열사 인프라에 최적화된 간편결제 서비스로 충성도 높은 고객 잡기에 방향을 두고 있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 내 경쟁은 이제 시간 단계로 볼 수 있다. 올해 '삼성페이'가 경쟁에 불을 붙였고, 다른 회사들이 줄줄이 시장 진출을 노렸다. 내년에는 차별성을 증명받은 몇몇 서비스를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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