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성과주의 도입 신호탄? 조직재편·임금개편 추진

NH농협금융지주가 조직 재편과 인사체계 개편 등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반대하고 있어 성과주의 도입이 진행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더팩트 DB

농협금융 임금개편 두고 노사 갈등 우려

[더팩트 ㅣ 서민지Ⅱ 기자] 금융권에 성과주의 도입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농협금융)가 조직 재편과 인사체계 개편 등으로 성과주의로 나아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조가 성과평가 체계를 반대하고 있어 성과주의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농협은행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과 NH투자증권 투자은행(IB) 사업부를 통합하기로 결정하고, 기존 부서별 평가 방식에 개인별 성과를 반영하기 위한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PE 사업단과 NH투자증권 IB 사업부의 통합으로 자산운용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은 NH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농협은행의 PE단은 현재 운용1·2팀으로 2개의 운용부서와 1개의 지원팀으로 각각 9명, 4명의 인력이 배치돼 있다. 펀드의 청산이 진행되고 있거나 청산 예정인 펀드의 운용인력은 농협은행에 잔류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에서 그동안 분사와 통합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분사보다 통합이 효율성을 높이는 방침이라고 생각해 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 농협금융은 임원 인사와 직원들의 승진 평가에 성과 지표를 반영한 뒤 점차 직급 및 계열사로 확대할 방침이다. 부서별로 평가하던 평가 지표를 개인에게 적용해 성과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농협금융을 포함해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들이 호봉제와 성과제를 결합한 방식의 급여 체계를 운영하며, 개인보다는 팀이나 부서별 성과를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효율적인 조직을 위해 성과주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며, 개인평가 부분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 개발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개인 성과 평가체계가 전면적으로 도입되지 않았지만 시중은행 중 성과주의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내놓고 있어, 도입이 확실시된다면 은행권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을 당국이 제시하고, 성과주의 임금 체계가 확산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는 영업부서가 아닌 경우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개발하는 것을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은행원의 업무 특성상 성과 측정을 계량화하는 지표를 개발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만일 평가 지표가 마련된다 해도 과당경쟁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부실 대출 등 부작용이 발생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로 인해 집단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농협은행이 개인주의체제로 변해 협업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관치행정으로 은행권이 노사 합의 없이 성과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만일 성과 평가체계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환원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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