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취재기] '도전'에 담긴 희로애락, 삼성 '플레이 더 챌린지'

19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도전의 의미와 중요성을 나누는 삼성 플레이 더 챌린지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서민지 기자

도전 앞에 주춤하는 청춘에게 건넨 용기

[더팩트ㅣ잠실=서민지 기자] 쉽게 할 수 없지만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는 것, 바로 '도전'이다.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은 도전 의식을 꿈틀거리게 한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과연 교훈과 즐거움을 모두 전할 수 있을까. 약간의 의심이 들었지만 강연이 지루할 것이라는 것은 편견이었다. 유쾌한 강연과 공연 속엔 즐거움은 물론 많은 교훈이 담겨 있다. 덤으로 '싸이'도 봤다.

지난 19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도전의 의미와 중요성을 나누는 '플레이 더 챌린지' 캠페인이 열렸다. 삼성이 올해 시작한 '플레이 더 챌린지'는 이날 2015년 마지막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과 대전, 부산, 광주,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토크콘서트와 걷기대회 형태로 총 10회 진행됐고 지금까지 3만7000여 명이 참석했다.

최근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고 행사장으로 향했다. 홍원표 삼성전자 사장부터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가수 싸이, 엑소 시우민, 걸그룹 레드벨벳 등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종합운동장을 찾은 탓에 길을 헤맸지만,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따라가니 어느새 장소에 도착했다. 잠실체육관 안으로 들어가니 바깥의 쌀쌀한 날씨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내부를 따뜻하게 감쌌다.

객석 대부분은 어린 학생들이 채우고 있었고, 자녀를 둔 중년층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청춘들에게 도전의 의미를 전하는 행사인 만큼, 특히 이번 행사에 엑소 시우민과 레드벨벳 등 아이돌이 출연해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었다. 행사 시작 전 주변에서 "엑소 언제 나올까?", "빨리 보고 싶다", "공연 곧 시작하니까 자리 앉아 있자"라며 학생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를 지켰다.

걸그룹 레드벨벳의 첫 무대로 분위기는 후끈해졌다. 무대가 시작되자 팬들은 일제히 휴대전화와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일제히 들고 있는 카메라 때문에 중앙에는 속칭 '대포 부대'가 형성됐다.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인데 모두가 값비싼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마냥 신기할 따름이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그동안 겪었던 슬럼프를 담담하게 공유하며 도전에 대한 감동을 전했다. /임영무 기자

처음으로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마이크를 잡았다.

"슬럼프는 내 친구" 강 예술감독은 발레리나로서 지금까지 숨차게 달려오며 겪었던 힘들었던 일들을 함께해야 할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다. 2000년 심각한 부상으로 1년간 움직일 수 없어 모두가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하던 때도 그에겐 단순한 '경험'일 뿐이었다.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 있으며, 이를 견뎌내는 것이 도전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자연스레 알게 됐다.

또 인터넷상에 '강수진 발'이라고 떠돌며 많은 사람에게 도전 의식을 일깨워준 사진에 대해 강 예술감독은 울퉁불퉁하고 못난 발이라 남들 앞에서 꺼내기 싫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진에 대해 '걸작'이라고 말하는 그는 힘든 경험과 실패도 훈장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아름다운 외모뿐만 아니라 탄탄한 내실과 현명한 생각들로 인한 것이었다.

홍원표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의 도전을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임영무 기자

강 예술감독이 도전에 대한 감동을 전해줬다면 홍원표 삼성전자 사장은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도전 의식을 불태웠다.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도전, 아주 의미 있는 도전이 될 것 같지 않습니까?" 홍 사장은 링컨 미국 전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하며 강의 말문을 열었다.

홍 사장은 삼성의 큰 도전 중 하나는 변화에 철저히 대비하는 거라고 설명하며 '스마트 웨어'를 소개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삼성전자 이원석 연구원이 스마트웨어를 입고 등장했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옷과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옷을 들추니 조그마한 센서가 나타났다. 가슴과 배, 허리, 허벅지 등에 손바닥 반 정도 크기의 센서가 장착돼 있었다. 관객들은 센서의 크기보다 옷을 들추는 모습에 적잖은 환호를 보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가슴 부위에는 심전도와 호흡을 측정하는 센서, 복부에는 복부 체지방을, 허리에는 허리 치수를 제는 스트레처블 센서, 허벅지에는 허벅지의 근육 세기를 측정하는 근전도 센서가 부착돼 있었다. 연구원이 가슴 부위를 살짝 두드리니 저절로 신체 정보가 측정되기 시작했다. 주변에 아무 기계가 없었지만 단순한 동작에 체중부터 체지방, 허리 치수, 스트레스 등 기본 정보가 바로 측정됐다.

삼성의 도전으로 일궈낸 스마트 웨어를 소개하며 도전 의식을 불태웠다. /서민지 기자

이어 별도의 입력 없이 스쿼트 운동을 시작하니 센서들이 작동해 스쿼트를 하고 있음을 인식했다. 횟수도 저절로 카운트 됐다. 심지어 자세가 올바르지 않으면 횟수로 카운트 되지 않는다니 웬만한 헬스 트레이너 못지않아 보였다. 운동을 마치면 운동 횟수와 소모된 칼로리를 확인할 수 있고, 자신의 신체 정보에 적절한 운동 횟수에 어느 정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보고 있으니 취재하는 것도 잊은 채 어느새 몰입해 탄성을 지르고 있었다. 새삼 '기술 강국'임을 깨닫던 순간이었다.

홍 사장은 이런 삼성의 혁신은 도전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며 도전을 '청개구리'에 비유했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선으로 행동을 달리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다양한 예시 후 전해주는 교훈은 관중들에게도 더 와 닿는 듯 했다. '도전이 없었다면 발전도 없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해야 한다', '젊음의 특권은 언제나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등 도전 의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어 삼성 웹드라마 '도전에 반하다'의 주인공인 엑소 시우민과 배우 김소은, 장희령이 관객들과 대화를 나눴다. '대세 아이돌' 엑소답게 시우민이 나오자 관객에선 함성이 터져나왔다.

시우민과 배우 김소은, 장희령 등 젊은 세대가 도전에 대해 이야기하자 관객들은 한마디 한마디에 공감하며 수긍했다. 도전에 대한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같은 세대가 나누는 대화에서 생기는 '공감'이 때론 더 많은 내용을 전할 수 있어 보였다

많은 관객들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며 행사를 즐겼다. /이덕인 기자

공연 막바지 싸이가 무대에 오르자 환호 소리는 더 커졌다. 자칫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분위기는 더 고조됐다. 관객들 모두 함께 뛰고, 호흡하며 공연을 즐겼다. 처음 도전에 대한 의심을 품고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도 행사가 끝나갈 때쯤 마음속 불씨를 지피며 마음을 다잡는 듯했다.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다면 더 좋겠다.' 행사가 끝나고 나서 약간의 아쉬움이 들었다. '도전하는 청춘'을 응원하는 의미를 담은 만큼 청소년들의 참여가 많았지만, 도전이 꼭 청춘들에게 해당하는 단어인가 싶다. 새롭게 도전하는, 재도약을 꿈꾸는 중년층을 위한 행사나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행사로 발전한다면 더 많은 의미를 품을 수 있지 않을까.

삼성 '플레이 더 챌린지'는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감동과 깨우침으로 도전 의식을 깨우는 것부터 유쾌한 공연들로 스트레스를 풀기까지 지루할 새 없이 집중할 수 있던 행사였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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