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군산공장 화학사고 조사결과 136일 만에 '환경부 4일 발표'

OCI 군산공장 화학사고 피해자들의 오랜 기다림 끝에 환경부가 사후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4일 주민발표회를 겸해 주민과 취재진을 대상으로 질의 시간도 있을 예정이다. 사진은 OCI 군산공장 정문. /더팩트 DB

4달 보름 만에 공식발표 '주민발표회, 주민질의 예정'

[더팩트 | 권오철 기자] 늑장 발표로 논란을 빚었던 OCI(사장 이우현) 군산공장 화학사고에 대한 조사결과가 136일 만인 오는 4일 공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와 군산시청은 피해주민 및 취재진이 모인 가운데 주민설명회 방식으로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를 사흘 앞두고 환경부 및 군산시청은 아직 발표 사실에 대해 피해주민 등에게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은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6월 22일 일어난 OCI 군산공장 화학가스 누출사고에 대한 사고 원인 규명 및 피해 조사결과에 대해 오는 4일 공식발표한다.

이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4일 발표하기로 군산시청과 협의했다"면서 "주민설명회를 겸해 주민과 취재진을 대상으로 질의 시간도 있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장소는 군산시청이며 정확한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정해지면 공지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OCI 군산공장 화학사고가 일어난 지 4개월 하고도 보름 만의 발표 소식이다.

지난 6월 22일 오후 4시 3분 전북 군산시 소룡동의 하늘은 뿌연 연기로 뒤덮혔다. OCI 공장에서 누출된 사염화규소(SiCl4)가 수분과 반응해 실리카(SiO2)와 염화수소(HCl) 형태로 형성된 대규모 연기였다. 사염화규소의 백색 연기는 바람을 타고 인근 주민들의 호흡기로 체내에 흡입됐으며 짧게는 직후, 길게는 며칠 후 여러 질병의 증상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지점 인근 가로수 및 농작물에서 갈색 반점·잎마름 현상이 확인됐다.

환경부는 같은 달 25일 사고수습본부를 새만금지방환경청에 설치하고 화학사고조사단을 구성해 ▲사고원인 ▲환경영향 ▲주민건강영향 ▲농작물피해 등을 정밀히 조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저녁 무렵의 OCI 군산 공장 전경. 이곳에서 지난 6월 22일과 7월 15일 두 차례 화학가스로 추정되는 흰색 기체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각각 신체에 통증을 호소하는 피해자를 낳았다.

그 후 약 130여 일이 지났다. 그동안 사고수습지원본부인 화학물질안전원은 주민들에게 사후 조사결과에 대해 "7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가 무슨 이유 때문인지 8월로, 9월로 계속 발표를 미뤘다. 또 환경부는 10월에는 조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이조차 지켜지지 않다가 이달 4일 발표날짜가 잡힌 것이다.

지금까지 건강과 농경지에 치명타를 입은 피해자들은 일부 통원 병원비 외에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고 환경부의 조사결과 발표만 기다리고 있었다. 박재만 전북도의원은 지난달 1일부터 환경부 조사결과 발표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으며 발표 전날인 3일까지 시위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의 조사발표 소식을 들은 박재만 의원은 "발표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OCI가 주민이 받은 피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할 것인지 지켜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유재임 군산시민연대 사무관은 "(4일 발표에 대해)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면서 일정 기간을 두고 주민들에게 미리 공지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군산시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것보다 주민설명회 이후에 조사결과 발표 내용을 어떻게 지역사회에 공지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발표자료에서는 지난 7월 15에 있었던 'OCI 군산공장 2차 누출사고'는 다뤄지지 않는다. OCI 군산공장에서는 6월 22일 1차 누출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또 다시 정체불명의 가스(기체) 누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조사 당국과 OCI는 '수증기' 누출인 것으로 처리했지만 가스를 뒤집어 쓴 인근 주민들은 집단적으로 얼굴이 따갑고 눈과 목이 아픈 증상을 보이며 병원 진료를 받는 등 의문을 남겼다.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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