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공공기관 경영 부실, 국민 세금 메워…구조조정 필요성 대두
[더팩트 | 변동진 기자]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한국석유공사, 서울메트로 등의 공기업과 공공기관 5곳 중 1곳이 자생적 생존이 불가능한 '좀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재벌닷컴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공공기관 알리오를 통해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90개 공기업·공공기관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이 전체의 21.1%(40개사)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활동으로 얻는 영업이익을 이자비용(금융원가)으로 나눈 수치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회사의 이익이 이자를 지불할 수 없는 수준이란 의미다.
특히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경영 부실은 대부분 국민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대목이다.
공기업의 경우 ▲시장형 16개사 중 5곳(31.3%) ▲준시장형 16개사 중 6곳(37.5%) ▲공기업 투자법인 38개사 중 11곳(28.9%) 등 70개사 중 22곳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최대주주(지분 65.47%)로 있는 조선업체 신아에스비는 지난 3년간 65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무엇보다 지난해 부채 규모는 자산의 6배가 넘는 1조 8400억 원에 달했다.
또 대한석탄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투자한 알파돔시티자산관리, 한국전력이 투자한 신평택발전 등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선 한국가스공사 역시 지난해 938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이자비용이 1조 9억 원에 달해 이자를 갚기 버거운 상태다.
한국석유공사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146억 원인 반면 이자비용은 3363억 원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코레일로지스, 대구그린파워, 신평택발전, 켑코우데, 코셉머티리얼, 에스알 등도 이자를 갚을 능력을 상실했다.
정부의 기금을 관리하거나 업무를 위탁받은 82개 준정부기관의 18.3%인 15곳도 이자를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한국에너지공단, 근로복지공단, 한국광해관리공단, 한국소비자원 등이 영업손실에 빠졌다.
아울러 한국환경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4곳은 자본잠식 상태다.
이밖에 기타 공공기관 38개 가운데 영업손실 상태인 곳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해울, 기초전력연구원 등 3곳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