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직원쇼핑몰, 5년 만에 신세계서 지마켓으로…왜?
[더팩트 | 김민수 기자] 2010년부터 5년간 삼성 임직원 쇼핑몰인 삼성가족구매센터(SFC몰)의 구매대행업체를 맡아왔던 신세계가 지난달 25일부터 지마켓으로 변경되면서 내부에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구매대행업체가 백화점 쇼핑몰에서 오픈마켓으로 바뀐 것에 대해 직원들은 사내 네트워크 등에서 여러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마켓은 삼성 임직원들을 위한 전용쿠폰을 제공하고 마일리지를 두배 적립해주는 등 여러 혜택을 제시하며 환심사기에 나섰지만, 내부에선 여전히 '이럴바엔 같은 값에 배송이 빠른 소셜커머스가 낫겠다'는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은 지난달 삼성가족구매센터 웹사이트 메인 화면에 안내문을 띄워 "신세계가 위탁운영 중인 삼성가족구매센터가 주관사인 ㈜호텔신라와의 계약 종료에 따라 9월 24일부로 서비스가 종료되며, 9월 25일부터 신규위탁사를 통해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매대행업체 선정과 관리를 맡고 있는 호텔신라 관계자는 "신세계와 계약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다른 여러 업체들이 위탁업체 선정에 응찰하게 됐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업체들 사이에서 최종적으로 지마켓이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는 8~10곳 정도의 업체가 참여했다. 지마켓은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오픈마켓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01년 옥션을 인수한 데 이어 2009년 지마켓까지 인수하며 국내 오픈마켓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직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파는 정품에 비해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세계몰, 현대H몰, 롯데닷컴, GS샵, CJ몰 등 종합몰은 매출이나 인지도 등 브랜드의 여러 요소를 고려한 뒤 입점을 허가하기 때문에 일반 판매자들은 입점 자체가 어렵다. 이처럼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 입점한 뒤에는 백화점 정품으로서 소비자들은 믿고 구매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지마켓, 11번가,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은 누구나 판매자로 등록해서 물품을 거래할 수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직거래 장터이기 때문에 판매자는 제품과 사업자등록증, 통신판매업신고증만 있으면 바로 입점이 가능하다.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는 판매자가 해당 사이트의 MD와 기간 한정으로 계약을 맺고 협의된 아이템만 판매할 수 있다. 신세계몰과 같은 백화점몰(종합몰)은 개인 판매자가 직접 판매할 수 없다.
특히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는 전자제품의 경우 판매자가 본사가 아닌 총판이나 대리점에서 상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거나, 대리점이 직접 오픈마켓에 입점해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정품에 대한 신뢰도가 다소 떨어지고 A/S여부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배송비를 따로 지불해야 하는 것도 임직원들의 불만사항이다. 여러 물품을 따로 구입할 경우 판매자가 달라 한번에 배송받으려면 묶음배송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점도 번거롭다.
이에 대해 지마켓 측은 "오픈마켓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더 다양하다"며 이같은 의문을 일축했다. 오픈마켓의 장점인 상품군의 다양성을 내세워 신세계몰보다 더 폭 넓은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마켓 관계자는 "그동안 가격대와 상품군이 한정적이었다면 오픈마켓에서는 더 많은 상품을 다양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직원들을 위한 전용쿠폰과 마일리지 두배 적립 등 별도 프로모션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인 판매자의 신뢰성 등의 논란에 대해서는 "아직 서비스를 시작한 초창기이기 때문에 여러 걱정들이 나오는 것 같다"며 "판매자와 분란이 생기면 중간에 적극 중재에 나서거나 보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