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살 뻗친' 신차, 소비자 외면에 쪽박…차종 공개

원조 회장님 애마 체어맨은 찬란했던 2000년대 말과 비교했을 때 초라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업무용 차를 에쿠스에서 체어맨으로 바꾸면서 다시금 관심을 끌고 있다./쌍용자동차 제공

'판매 부진'이라는 벽에 부딪힌 신차, 왜?

올 가을 국내 완성차 업계 신차 출시는 '풍년'을 맞았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 신형 쏘나타·K5부터 신형 아반떼와 신형 스포티지까지 출시했으며 한국GM은 임팔라와 트랙스 디젤, 더 넥스트 스파크를 쏟아냈다. 또 쌍용차는 티볼리 디젤, 렉스턴, 코란도 투리스모를 내놓으며 신차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모든 신차가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다수의 신차들이 막대한 비용, 활발한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가격정책, 포지셔닝 등의 이유로 경쟁사 차들에 밀려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거나 단종됐다. 여전히 제조사들은 해당 신차의 내·외부 조건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면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더팩트>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신차들을 제조사 별로 살펴 봤다.

◆ 쌍용자동차 2015년형 체어맨W

지난 2014년 6월 쌍용차는 대한민국 1%, 최고경영자들을 위한 플래그십 세단인 2015년형 체어맨W를 야심차게 출시했다.

2015년형 체어맨W는 어안렌즈를 활용해 버튼 조작만으로 사각지대를 포함한 전방 180도를 모니터에 표시, 갑작스러운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게 돕는 안전 사양인 안전 전방카메라를 전 트림에 신규 적용했다.

또한 쌍용차는 역동적인 주행성능과 안전성을 강화한 국내 최초 세단형 4륜 구동 시스템 4트로닉(4-Tronic)을 CW600과 CW700 전 트림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외에도 모바일 기기의 원활한 사용을 위해 서밋과 BOW 에디션 전용 사양인 2열 USB 충전기가 전 트림에 확대 적용됐으며, 쾌적한 주행을 위한 앞좌석 3단 통풍시트도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됐다.

그럼에도 체어맨W는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1580대, 올해는 지난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786대에 그쳤다. 지난 2008년 1만 3000대의 판매량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최근의 체어맨W의 행보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체어맨의 모델이 노후화된 영향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노장'은 아직 죽지 않았다. 지난 8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업무용 차량을 에쿠스에서 체어맨으로 바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체어맨이 재조명됐다. 체어맨이 다시금 전성기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M7 노바는 신성이라는 의미를 담고 출시됐지만 경쟁사 동급차량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르노삼성자동차 제공

◆ 르노삼성자동차 SM7 노바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9월 신규디자인과 첨단 인포테인먼트 사양인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을 갖춘 '뉴 SM7 노바'를 출시했다.

'노바(Nova)'는 '신성(新星)'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새롭게 떠오르는 유러피안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뉴 SM7 노바는 듀얼 캐릭터 라인을 적용한 후드와 전면 범퍼 디자인, 라디에이터 그릴 등의 변경을 통해 전면부 디자인이 한층 풍부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또 VQ(6기통) 엔진을 전 라인업에 장착해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의 면모를 갖췄다.

하지만 신성 SM7 노바의 판매량은 그랜저 등 타사 동급차량에 밀려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중론이다. 특히 LPe를 제외한 가솔린 등의 모델은 지난달 271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다만 SM7 노바는 도넛 탱크를 장착한 LPe 모델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SM7 노바 LPe 모델은 출시 첫 달 404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한국GM 알페온은 판매 부진을 격다가 결국 이달까지 단종의 수준을 밟게 됐다. 알페온의 빈자리는 임팔라가 채운다./한국GM 제공

◆ 한국GM 2015년형 알페온

한국GM의 준대형세단 알페온은 지난 1999년 '고객의 명성을 처음부터 영원히 더욱 빛나게 드높이는 차'라는 의미를 담아 출시됐으며 지난해 8월 2015년형 알페온을 출시했다.

2015년형 알페온은 일정한 속력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크루즈 컨트롤'과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을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해 안전과 편의성을 강화한 것은 물론 후진 주차를 돕는 다이내믹 가이드라인 기능을 새롭게 채택했다.

조인상 한국지엠 상품마케팅본부 상무는 "2015년형 알페온은 준대형 세단을 뛰어넘는 고급스러움과 정숙성을 더해 차량의 가치를 높인 편의사양과 안전 사양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해 한국지엠의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위상을 한 껏 높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알페온의 판매량은 월 300~400여대 수준에 그치면서 결국 단종에 이르게 됐다. 알페온은 경쟁 차량에 비해 가격은 높지만, 성능 등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GM 측은 이달 알페온을 단종시키고 미국 시장에서 상품성을 입증한 임팔라를 승부수로 띄웠다

[더팩트 | 권오철 기자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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