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우리를 안 만나주면 FIFA에 우리의 상황을 알리겠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늘(21일) 스위스의 FIFA 본부에 파견할 투쟁단을 선발해 오는 10월 18일부터 7일 동안 파견할 예정이다. 투쟁단은 스위스 현지 노조와 연대하고 FIFA본부 윤리위원회 의장을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상황을 알릴 방침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무엇보다 정몽준 전 의원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입장이다.
21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스위스 취리히의 FIFA본부에 파견할 투쟁단을 금일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스위스로 파견하는 투쟁단은 임원 등으로 구성된 3명이며 다음 달 18일부터 24일까지 7일 일정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일주일 동안 정몽준 전 의원과 직접 교섭을 하기 위해 국내에서 그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다녔지만 끝내 만날 수 없었다. 결국 노조는 정몽준 전 의원을 만나기 위해 스위스에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FIFA 회장 후보 등록을 하러 정몽준 전 의원이 스위스 FIFA 본부에 직접 오지 않겠느냐는 것이 노조 측의 예상이다.
노조 측 관계자는 "우리는 정몽준 전 의원의 낙선운동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현대중공업 경영의 실질적 권한을 가진 정몽준 전 의원과 직접 교섭을 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지만 그가 끝까지 우리를 만나주지 않는다면 우리의 상황을 FIFA 본부에 알리고 국제노조와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노조가 밝힌 스위스 일정에는 스위스 우니아(UNIA) 노동조합 간담회, 국제목공노련(BWI) 간담회가 계획돼 있다. 노조는 이들 스위스 현지 노조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노조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 노조는 FIFA 윤리위원회 공동의장 코넬 보르벨리와 면담을 추진한다. FIFA 회장 후보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FIFA 윤리위원회의 윤리심사에서 통과돼야 하는 절차가 있는데 노조는 이 점을 고려해 FIFA 윤리위원회 의장을 만나 정몽준 전 의원의 후보 등록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 측에 ▲임금 12만7560원(기본급 대비 6.77%)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고정성과급 250% 보장 ▲기본급 3% 노후연금 적립 ▲통상임금 1심 판결결과 적용 ▲임금·직급체계 및 근무형태 개선을 위한 노사 공동위원회 구성 ▲성과연봉제 폐지 ▲사내하청노동자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임금동결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지급 ▲안전목표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지금까지 노사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편 노조 측은 추석이 끝나면 바로 집행부의 차기 임원 선거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새 임원의 임기는 오는 12월 1일부터 시작하며 임기 시작 한 달 전인 10월 30일까지는 차기 임원을 선출할 방침이다.
[더팩트 | 권오철 기자 kondor@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