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키덜트 시장' 경쟁 이어 추석 '완구대전' 대결
유통업계가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 완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추석과 같은 명절 기간은 어린이날, 크리스마스에 이어 가장 완구 수요가 많아지는 기간이다. 명절에 찾아오는 손주·손녀들을 위한 선물을 사거나 차례상을 위한 장을 보면서 자녀 선물을 함께 구입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명절에 받은 용돈을 들고 완구 매장을 방문하는 어린이 고객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완구 시장의 성장 배경으로 날로 커져가는 '골드 키즈'의 영향력을 꼽았다. 골드 키즈는 저출산으로 인한 외동 아들, 딸이 많아지면서 부모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라난 아이들을 뜻한다.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1.2명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다 보니 골드 키즈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갖고 싶어하는 물건은 무엇이든 사주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추석이나 설 등 연휴기간에는 가족 뿐만 아니라 친인척들로부터 용돈을 독차지해 이들의 구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전후 2주간 완구 매출(09/1~09/14일)은 전달(07/28~08/10일) 대비 약 12.5% 가량 신장했다. 이마트의 완구 매출액도 지난 2013년 추석 267억 원에서 지난해 설과 추석에 각각 296억 원, 302억 원으로 늘어났고, 올 설에는 405억 원을 기록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황운기 이마트 문완구 매입 팀장은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누리고 자라는 골드 키즈의 영향으로 명절 기간 문완구 상품의 매출이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렇게 문완구 상품이 추석 선물로도 각광받고 있는 만큼 다양해진 소비자의 니즈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완구 시장도 각광받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소수의 놀이문화로 여겨졌던 '키덜트 문화'가 경제력을 갖춘 성인들의 취미 생활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덜트'란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어른이 되어 상대적으로 넉넉해진 재정 기반을 토대로 유년시절 즐기던 완구, 만화 등을 구매하며 향수를 느끼는 성인 계층을 뜻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키덜트 관련 상품(조립·프라모델, 무선조종, 피규어) 매출은 지난해 대비 23.9% 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5000억 원대 규모의 키덜트 시장이 완구, 패션, 잡화, 장난감, 문구, 전시 등의 산업과 손잡으면 2~3년 내 1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소공동 본점 6층 남성명품관에 키덜트 편집숍인 '키덜트 뮤지엄 볼케이노'를 마련하고 드론, 피규어, RC카, 스쿠터 등 남성들의 취미에 맞는 상품구성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AK플라자 분당점도 20~30대 젊은층을 위한 지하 1층 '&그라운드'에 키덜트 전문숍을 입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18일 구로점 지하 1층 토이저러스 매장에 약 40평(132㎡) 규모의 키덜트 전문숍인 '키덜트 매니아' 1호점을 오픈했다. 22일 잠실점에 2호점을, 오는 12월 중에는 판교점에 3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더팩트 | 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