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현대차, 내수·수출 품질논란 '정면돌파'…명예 회복 나선다

현대자동차가 수출용 모델과 정면충돌 테스트를 시행하는 등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내수-수출용 모델 간 품질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정면돌파에 나섰다.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 양웅철 부회장 / 현대자동차 제공

"내수용 모델과 수출용 모델 간 안전성, 품질에는 어떠한 차이도 없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달라졌다. 그룹 수뇌부가 전면에서 제품 홍보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며 신 모델의 개발과정을 공개하고, 수출용 모델과 정면충돌 테스트를 시행하는 등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내수-수출용 모델 간 품질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정면돌파에 나선 것.

9일 현대차의 대표적인 준중형 세단이자 베스트셀링 모델인 아반떼의 6세대 모델의 신차 발표회가 진행됐다. 그동안 '더 케이 호텔', '하얏트 호텔' 등 서울 내 특급호텔에서 신차를 공개해왔던 것과 달리 현대차는 이날 이례적으로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신형 아반떼'의 베일을 벗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랜저, 제네시스, 에쿠스 등 중대형 세그먼트의 신모델 발표 현장에 주로 참석해왔던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 곽진 현대차 부사장(국내영업본부장) 등 그룹의 수뇌부도 일제히 참석해 새로 개발한 준중형 세단의 주요 주행시험 현장을 비롯한 모든 개발과정을 직접 설명하며 홍보를 자처했다. 회사 측이 초청한 기자단의 수도 300여 명에 달했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개선된 '품질'이다. 신차 출시의 시작을 알린 양웅철 부회장은 "(신형 아반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목표를 갖고 모든 직원이 전력을 다해 개발한 모델"이라며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현대차의 성장 기반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곽진 부사장 역시 기자단과 질의응답에서 "수일 내 일반 고객들에게 내수·수출용 모델과 차이가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차는 지난달에도 전례 없는 깜짝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2일 현대차는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현대차 스트리트 써킷에서 자사 중형 세단 '쏘나타'의 국내 생산 모델과 미국 생산 모델의 정면충돌 테스트를 시행했다.

현대차는 제품 품질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현대차는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현대차 스트리트 써킷에서 자사 중형 세단 쏘나타의 국내 생산 모델과 미국 생산 모델의 정면충돌 테스트를 시행한 바 있다.

그간 자사 공식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수출용과 내수용 차량에 적용되는 에어백, 국가 간 다른 안전평가 기준과 같은 정보를 소개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이어왔던 현대차였지만, 기자단이 아닌 일반 고객을 초청해 공개된 장소에서 직접 시연을 거쳐 제품의 안전성을 검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테스트를 시행하기 전부터 현대차는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등 외부 전문가팀을 미국으로 보내 현지에서 판매되는 차량을 직접 구매하도록 한 것은 물론 국내 생산 차량 역시 쏘나타 고객으로 구성된 평가단을 조성해 아산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선택하도록 하는 등 공정성 확보를 위해 철저한 준비에 나섰다.

현대차의 이 같은 태도변화는 수입차들의 공세 등으로 안방 시장에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66.6%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8.4% 대비 1.8%p 줄어든 수치로 지난 4월 69.4%로 올해 정점을 찍은 이후 수개월째 이렇다 할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를 제외한 현대차의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39.1%에서 36.7%로 2.4%p 떨어졌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각종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의 품질이 현격히 차이가 난다는 식의 의혹 제기가 잇따랐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마치 '국내에서 번 돈으로 국외 시장에서 더 싼 가격에 고품질의 차량을 판매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소비자들의 의구심과 궁금증 해소를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쏘나타 충돌시연'과 같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품질을 확인하고, 차량에 대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마련해 글로벌 메이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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