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문화체육관광부 보조사업비 독점 운영
신한카드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보조사업비를 10년 이상 독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특혜 논란'에 휘말렸다. 약 3조 원 규모의 이 보조사업비는 사업을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의 결제수단으로 사용된다. 신한카드는 연간 600억~700억 원 가량을 취급해왔다.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2005년 이후 지금까지 문체부 보조금 관련 결제사업을 독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는 매년 예술, 콘텐츠, 관광, 체육 부문 등에서 다양한 사업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한다. 보조금 규모는 올해 문체부 소관 보조사업의 경우 약 3조3600억 원(민간단체보조금+지자체보조금)으로 문체부 전체 재정 5조 원의 약 67.3%를 차지하고 있다.
보조금을 지원받는 보조사업자들은 민간단체 보조금 관리규정에 따라 사업을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의 결재수단으로 사용한다. 신한카드는 보조사업비카드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에 공개경쟁입찰로 최초 참여한 이후 10년 넘게 운영해오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문체부는 신규 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불필요한 비용 발생과 새 시스템 적응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도 의원에 따르면 비용 문제는 신규 사업자의 몫으로 별도의 국가 예산이 필요한 것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타 부처의 경우 카드사간 경쟁을 통해 주기적으로 사업자를 재선정하며 시스템 개선 및 운영 프로세스를 개선 실행 중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실시간통합연구비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연구기관에서 희망하는 카드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사용토록 운영 중에 있으며, 보건복지부의 아이행복카드와 국민행복카드는 입찰을 통해 시스템 비용 500억 원과 함께 시스템 업그레이드 문제를 해결했다.
도종환 의원은 "특정카드사가 10년 이상 별도규정도 없이 독점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오는 것은 특혜 논란을 불러 올 수 있다"며 "문체부는 보조사업비카드의 독점적 운영구조를 경쟁체계로 전환하여 보조사업 운영에 대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 역시도 문체부의 보조사업비 지급과 관련해 신한카드의 독점 체계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의 다양한 보조금 지급 사업이 있겠지만, 문체부에서 이렇게 신한카드에만 독점적으로 사업권을 주고 있는 것은 알지 못했다"며 "문체부의 사업 역시 타 정부 부처처럼 여러개 카드사의 경쟁을 거쳐 선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신한카드의 전신인 LG카드 때부터 정부와 관련된 카드 사업 등은 모두 LG카드가 독점했었다"며 "LG카드가 신한카드로 흡수되면서 정부 사업 관련 시장이 자연스럽게 신한카드로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드업계에서도 정부 관련 사업은 신한카드가 대부분 독점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며 "문체부의 이번 보조비 지원 사업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신한카드가 10년 동안 독점했다는 의혹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가 처음 사업자로 들어간 상황에서, 문체부가 다른 카드사를 참여시키게 되면 시스템을 새로 만들고, 또 이에 대한 추가비용이 들기 때문에 신한카드가 선정된 것 같다"며 "문체부는 법인카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신한카드는 LG카드 때부터 이 분야의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타 카드사의 입찰과 관련해서는 "법인카드 사업은 워낙 시장이 작고 타 카드사의 실적에도 도움이 안된다"며 "사업비도 연간 600억 원 수준으로 지원 비용도 적기 때문에 타 카드사들이 관심이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medea0627@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