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선택, 통합 삼성물산 수장 '4人 4色'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탄생한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하면서 통합법인의 주력 사업을 진두지휘할 4명의 최고경영자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왼쪽부터)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더팩트 DB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탄생한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통합 삼성물산'이 1일 출범했다.

건설과 패션, 식음, 레저, 바이오 등 주력 5대 사업을 중심으로 오는 2020년까지 매출규모 60조 원을 목표로 첫 닻을 올린 '통합 삼성물산'호의 조타를 쥔 4명의 최고경영자(CEO)가 그룹 지배구조의 중추를 맡게 될 글로벌 기업의 운영을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합 삼성물산은 오는 2일 서울 서초 사옥에서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을 의장으로 첫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 삼성물산 출범식을 진행한 이후 4일 합병법인 등기가 끝나면 14일 신주를 교부하고 다음날인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 &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터'라는 비전과 함께 인간의 삶 전반에 걸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경영 청사진을 제시한 통합법인은 앞으로 주요 사업부문의 외연 확장에 집중해 합병 시너지를 바탕으로 오는 2020년까지 매출을 60조 원, 세전 이익 4조 원으로 확대하고 10.2%의 연평균성장률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통합법인 출범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 최치훈 사장(사진)은 김봉영 사장과 함께 건설부문을 진두지휘한다.

건설과 상사, 패션, 식음/레저, 바이오 등 모두 5가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는 통합 삼성물산은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을 비롯해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과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등 4인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우선 이번 통합법인 출범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 최치훈 사장은 김봉영 사장과 함께 건설부문을 진두지휘한다. 지난 2007년 삼성에 입사한 후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장 사장, 삼성 SDI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한 이후 2010년 12월부터는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금융권에 입성해 이른바 '숫자카드'로 대박을 터뜨리며 삼성카드를 업계 2위로 올라서게 하는 성과를 낸 최치훈 사장은 지난 2013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치훈 사장은 이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추진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스킨십 설득'에 나선 것은 물론 지난 7월 열린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의사봉을 쥐고 주주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등 일선에서 합병을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봉영 사장은 지난 1982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인사와 감사, 경영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사로 지난 6월 500대기업 CEO 경영성과 순위에서 윤주화 사장과 함께 4위에 오르는 등 대외적으로도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 사장과 함께 건설부문을 책임질 김봉영 사장은 지난 1982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삼성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담당 임원과 삼성전자 경영진단팀장, 삼성SDS 경영지원총괄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7월부터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을 맡아 왔다.

인사와 감사업무에서의 오랜 경험으로 규칙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도 잘 알려진 김봉영 사장은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의 '2014년 삼성그룹 CEO 평가'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함께 1위에 올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매출 5조 원 이상 500대 기업 CEO를 대상으로 매출과 수익, 고용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500대기업 CEO 경영성과' 순위에서 윤주화 사장과 함께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치훈, 김봉영 두 사장의 지휘 아래 통합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에서 국외 건설 확대를 기반으로 현재 16조 2000억 원 규모인 매출을 2020년까지 23조6000억 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공사실적과 재무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한 '2015 시공능력평가'에서 토목건축공사업 부문 16조7267억 원을 기록,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삼성물산은 통합 이후 글로벌 엔지니어링 등 국외 프로젝트에 집중해 통합법인의 매출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979년 삼성에 입사해 2010년 12월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에 오른 김신 사장은 통합법인의 상사부문을 책임진다.

지난 1979년 삼성에 입사해 2010년 12월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에 오른 김신 사장은 통합법인의 상사부문을 책임진다. '정통 삼성맨'으로 꼽히는 김신 사장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제일모직의 패션/식음 사업경험 및 노하우를 더해 섬유와 식량사업을 확대하고, 민자발전(IPP)·에너지저장(ESS) 등을 중심으로 오거나이징 사업에서 관계사 협업을 주도해 매출규모를 19조 원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신 사장과 함께 발로 여의도 내 기관투자자들 설득에 나서며 합병 성사에 힘을 실은 윤주화 사장은 패션부문의 선봉에 선다. 그룹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윤주화 사장은 패션부문은 상사 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해 SPA사업의 국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스포츠의류 사업 인수합병 및 IT 액세서리 등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같은 기간 매출규모를 1조 9000억 원에서 10조 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식음료 부문 역시 3조 5000억 원대까지 늘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윤주화 사장은 통합법인 출범 이후 첫 공식 행사에 참석한다. 오는 4일부터 9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인 2015년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5)에 패션업계에서는 세계 최초로 참여, 패션과 정보·통신(IT) 기술을 융합한 '웨어러블 제품'을 공개하기로 해 국내외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윤주화 사장 역시 현장을 직접 찾아 통합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의 경쟁력을 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여의도 내 기관투자자들 설득에 나서며 합병 성사에 힘을 실은 윤주화 사장은 패션부문의 선봉에 선다.

이 외에도 통합법인은 핵심 사업이자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한 바이오 부분에서도 상사의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2020년까지 1조 8000억 원대의 신규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편 통합 삼성물산은 주주와 소통을 확대하고 사회적인 책임 이행을 위해 주주권익보호를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와 CSR 위원회 등을 신설해 이사회 승인을 거쳐 이른 시일 내 본격적이고 가시적인 활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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